'TV보다 배터리' 외치는 日...파나소닉도 CES서 '脫탄소' 조준[CES+]

파나소닉의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오가와 타츠오(Ogawa Tatsuo) 파나소닉홀딩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운데)와 이명원(Megan Lee) 파나소닉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오른쪽) /사진=김도현 기자

"기후위기는 직면한 문제입니다. 지금 관심을 갖고 당장 해결해야 합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미국의 네이선 첸이 무대 위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와 미국의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 일본의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 등이 등장한 영상이 틀어졌다. 영상 속 이들은 직면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포츠나 자선단체 행사장일 것 같은 이곳은 파나소닉의 미디어 컨퍼런스 현장이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파나소닉의 프레스 컨퍼런스는 3명의 스포츠 스타로 구성된 '팀 파나소닉'이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파나소닉의 구상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45분간 진행된 프레스컨퍼런스 중 30분 이상을 할애했다. TV·카메라 등 신제품 소개보다 탄소중립에 대한 비전이 우선된 행사였다.

파나소닉의 프레스컨퍼런스는 일본 기업들의 시선이 탈탄소 비즈니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음을 극명히 보여줬다. TV 등 세트로 대표되는 일본 전자 제조업의 무게중심도 배터리와 수소, 태양광 등 탄소중립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무대에 오른 오가와 타츠오(Ogawa Tatsuo) 파나소닉홀딩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파나소닉이 구상하는 친환경은 단순하다"면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을 고객에 선보여 소비자들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수소·태양광 등을 이용해 전력과 난방 에너지를 공급하고, 배터리 사업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고, 전자제품의 전력소비효율 개선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위해 4680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와 미래형 수소·태양광 연료전지 개발에 힘을 쏟겠단 전략이다.

이 같은 파나소닉의 계획은 국내 기업과의 전선이 넓어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삼성전자·LG전자 등에 가전시장 주도권을 뺏긴 파나소닉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수소·태양광을 이용한 가정용 전력·난방 공급에 나설 경우 북미·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화솔루션과의 경쟁도 예상된다.

파나소닉은 이날 행사에서 조만간 빼앗길 타이틀인 '북미 최대 배터리 공급사'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는 모습이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처음으로 배터리를 납품한 회사다.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북미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이 대대적인 북미 배터리 투자를 단행하면서 점유율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명원(Megan Lee) 파나소닉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모빌리티 시장의 전동화, 친환경 에너지 생산의 가속, 효율적인 전력 사용에 이르는 모든 것을 파나소닉의 기술력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