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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해외도피범 낙원 된 동남아

머니투데이
  • 박솔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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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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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술마시고 골프치고…회장님의 황제도피]③

[편집자주]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해 호의호식하는 이들의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들의 호화 도주행각은 디즈니플러스 신작 '카지노'의 현실판이다. 잡혀도 쉽사리 국내로 송환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비뚤어진 현실에 경종이 시급하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시리즈 '카지노' 캡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시리즈 '카지노' 캡쳐.
"웰컴 투 필리핀."

필리핀 카지노계의 거물이 된 한국인 차무식(최민식)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디즈니플러스의 신작 '카지노'. 극중 차무식이 20억원의 로비자금을 들여 사업 입찰권을 따낸 칼리즈볼튼 호텔 카지노는 연일 한국인으로 문전성시다. 한국에서 죄를 짓고 도망나온 이들이 필리핀으로 몰려든 까닭이다. 드라마에서는 "해외교민 살인사건의 60%가 필리핀에서 벌어진다", "잘 때도 방탄조끼를 입어야 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이 드라마에서 그린 해외도피사범의 동남아 호화행각이 최근 현실에서 확인됐다. 수사기관의 포위망을 피해 8개월 동안 해외 도피생활을 이어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에서 검거되면서다. 김 전 회장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달러를 보유하고 태국과 싱가포르 등을 돌아다니며 현지 경찰 출신 경호원을 대동하고 골프를 치는 등 호화 생활을 해왔다.

김 전 회장은 한국 검찰과 경찰이 공조한 태국 현지 경찰 이민국 직원들에게 검거됐을 때도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여가를 즐기던 중이었다. 남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기는 도망자의 삶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황제도피 생활을 해왔다는 얘기다.

"가깝죠. 물가 싸죠. 불법 환치기로 도피자금 마련하기 쉽죠. 치안 약하죠. 도망다니는 범죄자들에게 빠질 게 없는 곳이죠."

경찰청 국외도피사범 송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해외로 도주했다가 검거돼 국내로 송환된 범죄자 203명 가운데 필리핀에 숨어지내던 이들이 56명(27%)으로 가장 많았다.

동남아가 해외 도피범들의 낙원이 된 이유로 법조인들은 접근성과 물가, 치안을 꼽는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위조 여권을 만들기가 쉬워 입국이 수월하다고 한다.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입을 모으는 지점이다.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해외도피범 낙원 된 동남아

필리핀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온 의뢰인을 변호한 A씨는 "귀국해 수사에 응하겠다는 의뢰인의 사건을 맡았을 때 어떻게 동남아에서 도피 생활을 했냐고 물었더니 위조 여권으로 단기 여행 비자를 받아 필리핀과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일대를 돌아다니며 체류기간을 늘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물가가 싸고 불법 환치기 등을 통해 국내에 있는 자금을 끌어오는 것도 쉬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비교적 덜하다고 한다. 카지노 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환치기를 통해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점이 동남아를 범죄자들의 0순위 은신처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검사 B씨는 "몇 년 간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를 잡아 생활비 등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를 들여다봤는데 국내와 이어진 동남아 일대의 카지노 등에서 불법 환치기가 횡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환치기란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개설해 한 곳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나라에 만들어놓은 계좌에서 그 나라의 화폐로 빼다 쓰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을 의미한다. 한국 계좌에 송금한 뒤 해외에서 현금으로 인출하는 형식이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출입국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은신처로서의 이점이 한풀 꺾인 것도 동남아 주가를 띄웠다. 수년 전만 해도 중국으로 배를 타고 밀항하거나 위조 여권으로 입국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밀입국도 어렵고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나가는 것도 어려워져 해외도피 수요가 동남아로 옮겨갔다.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동남아에는 필리핀만 해도 7000여개의 섬이 있어 마음 먹고 숨으면 잡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동남아가 떴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출신 법조인 C씨는 "작정하고 해외로 도망가 섬에 숨은 사람을 잡기는 정말 어렵다"며 "불법 환치기 같은 자금줄을 막는 방식으로 압박해 도피 수요를 줄이는 게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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