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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고액알바의 덫①]1천만원 유혹에…나체사진 보낸 싱글맘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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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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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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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SNS에서 여성을 상대로 '고액알바·부업'을 가장한 사기범죄가 계속되고 있다. 피해를 복구하기도 사기꾼을 잡기도 어렵다.'피해금을 돌려 받아주겠다'는 2차 사기도 흔하다.사실상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인터뷰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성인채팅에 가입해 남성들과 대화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고액알바를 모집하는 조직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포인트 환전을 요구하는 방식이 이른바 '대리베팅' 사기 유형과 비슷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수법으로 채팅 과정에서 나체 사진을 요구하며 경찰에 신고할 경우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수법이 잔혹하다.

지난 12일 오후, 충청북도 한 도시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강지연씨(가명·27)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유독 '좋아요'를 누르며 '팔로우'를 신청하는 계정이 여럿 나타났다. 호기심에 계정을 클릭해 보니 '채팅알바 하루 10만~30만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강씨는 '채팅알바' 홍보 계정에서 안내받아 카카오톡으로 상담원에게 설명을 들었다. 상담원은 "성인 채팅이다. 일대일 채팅이고 상대방한테 기분맞춰 주면서 채팅하고 선물도 받고 한다"며 "선물 1개당 1원이고 하루 30만원을 쉽게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천인 아이디를 알려주면서 채팅사이트 링크를 전달했다. 추천인 통해 가입하고 환불은 '100만캐시'부터 가능하다고 했다.

강씨가 해당 사이트에 가입한 후 남성들과 채팅을 주고 받은 뒤 불과 몇분 사이에 50만원을 벌었다. 그러다 들어간 채팅방에서 한 남성이 '야한 대화 하면 선물 후하게 쏘겠다. 생각 있냐'고 물었다. 그는 나체 사진을 보내면 한장에 50만원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지난 12일 강씨가 인스타그램 '고액알바' 계정을 통해 입장한 성인사이트 화면. /사진=독자 제공
지난 12일 강씨가 인스타그램 '고액알바' 계정을 통해 입장한 성인사이트 화면. /사진=독자 제공

강씨는 "제 월급에서 조금이라도 더 벌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1000만원 앞에 제 자존심이고 뭐고 모든 걸 다 내려놓은 기분이 든다. 왜 그랬을까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나체 사진을 전송하자 몇 시간 만에 해당 사이트의 강씨 계좌에는 1000만 코인이 넘게 쌓였다. 현금 1000만원으로 바꿀 수 있는 금액이었다.

이후 과정은 '인스타 대리배팅' 사기 수법과 동일하다.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해 달라고 요구하는 강씨에게 상담원은 '등급을 올려야 환전이 가능하다'며 환전이 가능한 VIP 등급 승급을 위해 98만원을 송금하라고 지시했다. 강씨가 송금 후 1000만원 지급을 요구하자 상담원은 '고객님 계정에서 불법 음란물 사진이 감지 돼 차단했다"며 "환전 도중 사이트 규정을 위반했다. 대화하면서 음란사진을 보냈냐"고 따져 물었다.

1000만원을 받기 위해 강씨는 상담원의 요구에 따라 등급 승급,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300만원을 입금했다. 상담원은 해외은행에서 송금하기 위해선 비용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300만원을 더 요구했다. 사기임을 느낀 강씨는 돈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상담원은 "회원님이 규정을 위반했다. 나체사진을 경찰서에 보내겠다"며 "이 사진을 뿌려도 되냐, 알아서 해라 무서운 거 없다"고 답했다.

강씨는 "가족들이 알게 되거나 혹시 사진이 유포될까봐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며 "경찰에 신고해 봤자 못 잡을 거 같다"고 말했다.


협박·성폭력특례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법망 허점으로 수사에 한세월


경찰 관계자는 "채팅 알바 사기 피해자들 중에는 굉장한 수치심을 느끼지만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신고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나체사진을 요구하고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등의 행위를 감안해 사건에 따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협박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이 같은 사기수법은 신고도 어렵지만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도 없다. 사기범 다수가 해외에 체류 중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피해 복구가 어렵다.

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사기이용계좌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면 즉시 해당 사기이용계좌를 지급정지 조치해야 한다. 다만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된다. 금융당국이 '포인트 환전' 등의 행위를 용역의 제공으로 해석하면서 피해자가 신고해도 지급정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 로맨스스캠 피해자는 "일선 경찰서에 관련 피해를 신고해도 접수에서 수사관 배정까지 대략 일주일이 걸리고 수사관이 은행에 서류를 보내고 영장을 받아 집행하는 데 한달이 걸린다고 들었다"며 "그 사이에 돈의 다 빠져나가서 찾을 수 없어진다"고 말했다.

로맨스스캠과 환전사기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최지현 법무법인 사유 대표 변호사는 "지난해 9월부터 나체사진을 전송한 채팅알바 피해자가 있다고 들었지만 아직 소송을 신청한 사람은 없다"며 "다수의 사건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사기범들의 연결성 등 수사결과에 따라 피해 회복을 위한 민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날 기준 211명의 로맨스스캠·환전사기 피해자가 소송에 참여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피해액은 7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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