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내 딸 죽었다" 착각…SNS서 '닮은꼴' 찾아 죽인 獨 20대, 왜?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대 독일 여성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자신과 똑 닮은 사람을 발견해 살해한 뒤 본인이 죽은 것처럼 위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바이에른주 검찰은 이라크계 독일인 미용사 샤라반 K(23·여)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샤라반은 지난해 8월16일 친구인 샤키르 K와 함께 바이에른주 잉골슈타트 숲에서 카디자 O(23·여)를 흉기로 50번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독일에선 강력 사건의 피해자 성씨를 이니셜로 보도한다.

시신 발견 당시 피해자의 얼굴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조사 결과 샤라반의 범행은 닮은 꼴을 죽인, 이른바 '도플갱어 살인'으로 드러났다.

앞서 샤라반은 가족과 갈등을 겪다 잠적하기로 마음을 먹고 SNS에서 자신과 닮은 사람을 찾아 나섰다. 샤라반은 여러 여성에게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뷰티 블로거인 피해자도 샤라반으로부터 '화장품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샤라반과 친구 샤키르는 의심 없이 자신들을 만나러 나온 피해자를 벤츠 차량 뒷좌석에 태운 다음 숲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인근 강변에 차량을 세우고 달아났다.

피해자의 시신은 샤라반 부모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샤라반의 부모는 시신을 보고 딸이라고 착각했다. 샤라반과 피해자는 검은색 긴 생머리에 비슷한 피부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또 두 사람 모두 평소 짙은 화장을 하고 다녀 가족까지 착각할 정도로 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검 결과 피해자는 샤라반이 아닌 카디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 당국은 "샤라반과 피해자는 엄청나게 닮았다"며 "범인은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기 위해 이번 일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샤라반과 샤키르에 대한 체포영장을 지난 1월26일과 27일 잇따라 발부했다. 법정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두 사람은 종신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