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했으니 집에 데려다줘" 이런 신고 한해 100만 건…경찰, TF 구성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특별승진 임용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이 술에 취한 시민을 방치해 사망하게 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현장경찰관이 참여하는 '주취자 보호조치 개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치안상황관리관을 팀장으로 관련 기능 실무자와 외부 민간전문가, 현장경찰관이 참여하는 TF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의료지식이 부족한 현장 경찰관이 단독으로 응급구호가 필요한 주취자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경찰로만 감당이 안돼서 지자체·소방 등 관련 기관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자체·의료기관과 합동해 전국 12개 시도에 19개소 설치된 주취자응급의료센터에 의식이 없는 만취자나 치료가 필요한 주취자를 연계하고 있다. 보호자나 병원에 인계하지 못할 경우에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에 이르지 않는 수준이지만 주취 상태가 심해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는 112신고가 한 해에 100만여건에 달한다.

앞서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한파경보가 내린 지난해 11월 30일 술에 취한 60대 남성 A씨를 집 대문 앞까지만 데려다주고 지구대로 복귀했다. A씨는 6시간 만에 이웃 주민에 의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만취한 상태로 골목에 누워있던 남성이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누워있는 사망자를 놔둔 채 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수사 전담기구인 국가수사본부 2대 본부장에 검찰 출신이 유력할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청장은 "현재 임용후보자 결정을 위한 종합심사위원회를 앞둔 단계"라며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숙고를 거친 결정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책임성,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견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의 n번방 사건'의 주범 '엘(L)' 국내 송환과 관련해서는 "서울경찰청과 호주 경찰의 합동 검거로 호주 현지에서 지난해 11월 신병이 확보됐고 현재 아동성착취물 소지죄 등으로 기소돼 호주 법원에서 재판 진행 중"이라며 "국내 송환을 위해 검찰과 협력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