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민생위기, 문제는 尹대통령…30조 민생지원 신속 검토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2.13.

박홍근 원내대표가 1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위기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윤 대통령이 날로 심각해지는 민생경제 위기에 근본적 대책은 내놓지 못하면서도 검찰권을 사유화해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 남용하는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위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를 도입해 사법정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먼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민주당의 '30조 원 긴급민생 프로젝트' 추진 역시 거듭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맞서 민생 위기와 윤석열 정부 실정을 부각하는 한편 대안 야당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민생 위기, 국민에 미안…대통령, 국민 입장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봐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2.13.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했다. 그는 "다수 국민과는 등지며 지지층의 표심만 얻기 위해 극한 대결로 치닫는 한국 정치를 저부터 성찰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도 그리고 11월에도 수원에서 서울 신촌에서 또 다른 모녀가 목숨을 끊었다"며 "우리 정치가 과연 이들이 진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줬는지 깊이 자문한다.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나 생각하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같은 민생위기 원인으로 윤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국민의 입장을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스스로 실언해놓고 국민보고 틀렸다며 우기고, 스스로 실수해놓고 끝내 사과하지 않고 측근이 잘못해도 문책은커녕 감싸기만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핵심 성장엔진인 수출이 휘청거리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대한민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아시아 주요 12개국 중 꼴찌로 추락할 상황에 직면했다"며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워지는 개미지옥, 2023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했다.


또 "지금 윤 대통령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제안한 '30조원 긴급민생 프로젝트', '7.2조원 에너지 물가 지원금'이라도 신속하게 검토해주길 바란다. 민생을 구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고 제안했다.
"'오징어게임 프론트맨' 윤 대통령 공포정치, 너무나 섬뜩"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재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 원내대표는 국정 난맥상 역시 질타했다. 그는 "외교의 꽃이라는 정상외교가 '대통령 리스크'로 덮이다 보니, 국민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질 판"이라며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적반하장,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난데없는 '핵무장' 발언은 다음 날 바로 미국이 부인하면서 또다른 외교적 참사만 빚어졌다"며 "굴종적 친일 외교는 국민 전체를 모욕하고 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나서 긴장과 갈등을 높이다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연일 한국경제의 신뢰를 떨어뜨리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있다. 국익을 훼손한 '외교·안보 참사', 문제는 윤 대통령"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당무 개입 논란도 비판했다. 그는 "처음엔 국민과 당원이 직접 뽑은 이준석 당대표를 찍어내더니 여론조사 1위로 부상한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反尹)으로 몰아 주저앉혔다며 "이제 마지막 한 명, 안철수 후보만 사라지면 '국민의힘 판 오징어게임'이 완성된다"고 했다.

이어 "야당은 물론 같은 당 동지도 '적'으로 규정한 '오징어게임 프론트맨' 윤석열 대통령의 공포 정치 너무나 섬뜩하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1심 재판과 관련해 "검찰과 재판부, 대통령실이 삼위일체가 되어 김건희 (여사) 구하기에 나섰다"며 "대통령실은 기다렸다는 듯 1심 선고가 나자마자 공범의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니 김 여사 의혹도 종결됐다며 서둘러 '셀프면죄부' 주기에 바빴다"고 했다.

또 "이제라도 성역없는 수사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했다.
"권력구조·선거제 개혁 필요…'양곡관리법' 등 2월 국회 처리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02.13.

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비극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가족이 요구하는 독립적 조사지구 설치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위기에 처한 민생을 보듬고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여당에는 정치제도 개혁과 민생입법 추진도 제안했다. 그는 "상원도 아닌 법제사법위원회가 월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각 상임위에서 당 지도부 지시가 아닌 소속 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입법을 책임지도록 국회법을 하루 빨리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예산결산특위 상설화와 쟁점 법안에 대한 안건조정 등 국회법 개정도 제안했다.

2월 임시국회 중 추진해야 할 입법과제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등을 꼽았다. 민주당이 앞서 본회의 직회부를 시사했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내놓은 표준운임제와 지입제도 개선 등으로는 화물노도자의 생존과 국민의 안전은 물론, 유관 산업의 상생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해당사자가 모여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논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 밖에 미국과 EU(유럽연합)에 상응하는 녹색산업 육성지원법인 '한국판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추진과 인구감소 대응을 위해 '생활동반자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힘들고 어렵지만 가야 할 정치의 길'을 버리고 '쉽지만 가지 말아야 할 지배의 길'을 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