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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일색 리포트 안 쓴다…'돈 안 되는 기업' 파는 이곳 정체

머니투데이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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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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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스몰캡(시가총액 1조원 이하의 중소형주)은 기업 분석 보고서가 거의 없어 풍문이나 테마에 의한 '깜깜이 투자'를 하기 일쑤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이하 기업리서치센터)는 이렇게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설립된 기관이다. 스몰캡 보고서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잘 다루지 않지만 기업리서치센터는 비영리 독립리서치기 때문에 자유롭게 스몰캡 분석 보고서를 낼 수 있다.

지난 1년 간 기업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한 스몰캡 보고서는 총 601개. 이 중에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 받으며 주가도 뛰어오른 '흙 속의 진주' 같은 기업들도 많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픈 자본시장의 갈증을 해소하면서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기업리서치센터는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 공로로 '2022년 대한민국 베스트리포트'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다. 기업리서치센터를 이끄는 박기현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월 기업리서치센터를 열고 1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성과는 어떤가.
▶지난해 발간한 리포트는 인소싱(자체 제작) 리포트 206개, 아웃소싱(외주 제작) 리포트 395개로 총 601개 보고서를 발간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산업군을 분석했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IT 리포트가 40%, 제약·바이오 기업 리포트가 20% 정도 된다.

리포트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IRTV'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콘텐츠는 '소중(小中)한 리포트 가치보기'인데 애널리스트가 직접 발간 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이다. 지난해 총 28개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올해 추가로 기획한 콘텐츠는 '소중(小中)한 탐방'이다. 기업을 직접 방문해 제조 공정을 소개하고 CEO(최고경영자) 인터뷰 등을 담은 영상인데 조회수도 잘 나오고 반응이 좋다.

-스몰캡만 대상으로 한 기업리서치센터가 만들어진 배경은?
▶한국IR협의회는 이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분석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한국거래소에서 이를 확대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이 뜻을 더해 기업리서치센터가 만들어졌다.

기본적인 취지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환원이다.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시장이 존재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기관이다. 시장 참여자인 개인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 제대로 된 기업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장 악화로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해체되거나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애널리스트 역할이 축소될 우려가 나온다. 돈이 안되는 중소형주 분석이 소홀할 수밖에 없고 정보 비대칭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증권사에서 발간한 리포트를 보면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리포트가 80%에 달한다. 대형주는 증권사 리포트 발행이 많아 정보를 접하기 쉽지만 중소형주는 그렇지 않다. 매년 100여개 기업이 IPO(신규상장)를 하는데 리포트 발행수는 적어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힘들다. 요즘은 대부분 IPO 기업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기술이 많아 투자자들이 더 이해하기 어렵다.

유튜브 등 다양한 통로로 정보가 쏟아지면서 오히려 양질의 정보가 중요해진 측면도 있다. 개인의 직접 투자 기회는 갈수록 많아지고 욕구도 높아지고 있어 이를 충족시킬만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스몰캡 리포트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기업리서치센터가 작성한 모든 리포트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공적인 리서치 조직이 생기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스몰캡 리포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
▶정보를 구하기 힘든 스몰캡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보고서를 내다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기업을 공부하는 자료로 많이 활용하는 것 같다. 개인 블로그 등에서 우리 보고서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관 투자자들도 주니어 매니저들의 지침서로 우리 보고서를 많이 활용한다고 들었다.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한 기업리서치센터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일단 우리가 발간한 리포트는 매수·매도 의견이나 목표주가가 없다. 증권사의 보고서는 투자의견을 제시하는데 매도 의견이 없다는 비판이 많다. 아무래도 영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리서치센터는 비영리 기관이고 투자의견을 내지 않아 오히려 애널리스트의 소신대로 리포트를 쓸 수 있다.

또 다른 강점은 상세하고 쉽게 쓴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스몰캡 보고서는 보통 1~2페이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자료는 20페이지 내외로 자세히 작성된다. 기업개요뿐 아니라 산업현황, 투자포인트, 실적 전망,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리스크 요인까지 다룬다. 어려운 주식 용어와 기술 용어도 개인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바꿔서 쓰려고 한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지만 리포트를 꼼꼼히 읽다보면 투자자 나름 판단이 설 수 있도록 자세히 기술한다.

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현업에 있을 때 철강금속 애널리스트로 유명했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도 지냈다. 기업리서치센터로 오게 된 이유는?
▶약 30년 정도 섹터(산업분석) 애널리스트를 했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9년 정도 했다.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섹터보다 매크로(거시경제)를 봐야하기 때문에 섹터 출신 애널리스트가 리서치센터장이 되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좀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으로 있으면서 섹터 분석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직장생활의 마무리를 고민한 끝에 개인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섹터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기업 분석에만 몰두할 수 있는 기업리서치센터로 오게 됐다.

-애널리스트는 고연봉 직업으로 알려져있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기관이어서 실력있는 애널리스트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수익구조는 법인영업과 IB(기업금융) 성과와 연동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리포트를 쓰는 게 쉽지 않다. 애널리스트는 기업 분석하고 리포트 쓰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법인영업을 하거나 세미나 참석 등 부가적인 일이 많아 힘들어 한다. 깊이 있는 보고서를 쓰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기업리서치센터는 비영리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애널리스트 중에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정말 기업 분석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이곳에 온 이후로 만족하고 있다. 기업리서치센터 설립 초기에는 애널리스트 채용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는 이런 강점이 알려지면서 오고 싶어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많아졌다.

김경민 연구원의 경우 증권사에 있을 때부터 반도체 애널리스트로 굉장히 유명했다. 어느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 면담을 했고 우리 방향성에 대해 얘기했다. 김 연구원은 많은 기업들을 알고 싶어 했고 분석하는 걸 좋아하는데 증권사 소속으로는 대형주만 다루다보니 내공이 쌓이지 않는다고 고민했다.

이후 기업리서치센터 공채에 지원해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데 웬만한 IPO 기업들은 다 만나고 다닌다. 이제는 삼성전자만 아는 게 아니라 산업의 동맥과 혈관까지 다 꿰뚫고 있다. 다른 증권사의 반도체 애널리스트와는 비교가 안된다.

-현재 리서치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애널리스트 10명과 RA(리서치 보조) 5명 정도로 작은 조직은 아니다. 2개 팀으로 구성되는데 1팀은 IT와 산업재, 2팀은 제약·바이오와 소비재를 주로 담당한다. 애널리스트 전공도 반도체, 에너지, 제약·바이오 등 주요 산업별로 인원이 잘 구성돼 있다.

-기업리서치센터의 운영 방향은?
▶요즘 MZ(밀레니얼+Z세대)세대와는 좀 안 맞을 수 있지만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일체감을 강조한다. 애널리스트는 경쟁이 심한 직업이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데 어느 한 두명에만 의존하는 것보단 개인과 조직이 같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많은 대화와 노력을 통해 지금은 조직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인소싱 리포트를 더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200여개 정도 였는데 올해는 300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기업은 모두 분석한다는 게 목표다. IPO 기업들도 1년에 100개씩 쏟아지는데 아웃소싱 보고서까지 포함해 1년에 1000개 정도는 보고서를 써야 정보 사각지대가 해소 될 거라 생각한다. 보고서 업데이트 주기도 2~3년에 한번이 아니라 매년 하려고 한다.
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기현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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