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나 볼 수 있는건데"…野 대표실에 놓인 '위기 상황판'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 및 제막식에서 김성환(가운데) 경제위기대응센터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2023.02.21

"이건 증권사 애널리스트 룸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거다.(김병욱 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오전 국회 본청 당 대표 회의실에서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 앞서 이날 행사에서는 경제위기상황판도 공개됐다. 경제위기 상황판에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 경제 상황 관련 지표가 떠 있다. 현재 막바지 작업 중으로 다음 달 3일부터는 실시간으로 지표가 업데이트된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당시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위기대응센터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경제위기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빠르게 입법 제안을 하겠다는 취지로 당 대표실에 설치된 경제위기 상황판은 경제위기대응센터의 핵심 축이다.

경제위기 상황판에는 주가 변동 뿐 아니라 △미분양 주택수 △주택 매매지수 △총인구수 △일자리수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 등 다양한 사회경제 지표도 포함했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출신인 홍성국 의원은 경제위기 상황판을 소개하며 "안 그래도 어려운 회사의 금리는 더 오르고 주택 시장에는 구조조정이 와서 서민들은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지표를 통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1년 추이를 띄워 놓은 이유는 전반적인 흐름을 보기 위해서"라며 "우리나라는 나쁠 때는 조금 나빠지고, 좋을 때는 많이 좋아지는 나라에서 한번에 나빠지고 회복이 더딘 나라로 바뀌었다. 일명 '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센터 출범은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과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동시에 유능한 야당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비판과 동시에 대안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 날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가 국회에 요청된 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수출과 투자 같은 거시 지표에는 하나 같이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러다 1%대 성장률도 깨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무책임한 시장만능논리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을 살리고 국민을 지키는 데 쓰여야 될 국가권력을 민주주의 파괴에 악용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상황에 무능하다는 건 무능 자체가 죄악"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민주당은 비록 집행권한은 없지만 국회 제1당으로서 민생 경제위기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오늘 출범하는 경제위기 대응센터가 일종의 워룸(War room, 전쟁 시 군통수권자와 핵심 참모들이 작전을 협의하는 곳)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센터장을 맡은 김병욱 의원도 "이런 현황판을 정당에서 보는 건 처음이다. 증권사나 가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경제에 더 강한 정당, 실용 정책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오는 24일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보고를 앞두고 민생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2일에는 전국을지로위원회와 전국여성위원회, 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공동 주최로 영화 '다음 소희' 상영회에 참석한다. 영화 '다음 소희'는 콜센터 현장실습 여고생이 직장에서 부조리한 일을 겪다 생을 마감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 및 제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