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로 '영어 말하기' 공부를?…25년 '디지털 교과서' 도입한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정부가 2025년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I 디지털 교과서'(이하 디지털 교과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AI 기술의 효용성이 큰 수학과 영어, 정보 교과를 중심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교사들의 역량도 'AI 시대'에 맞춰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구상하고 있는 디지털 기반 교육은 학생들이 'AI 보조교사'로부터 지식을 전달 받은 후 교사와 토론, 프로젝트 학습 등을 통해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 교육부는 해당 교과의 효과적인 학습을 도울 수 있도록 교과의 특성에 맞는 AI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우선 수학, 영어, 정보 등 3개 교과를 대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

수학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 맞춤 학습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영어는 AI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듣기 뿐 아니라 말하기 연습도 지원한다. 정보는 코딩교육 체험과 실습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는다.

디지털 교과서는 2025년에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부터 적용한다. 2026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2027년에는 중학교 3학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디지털 교과서는 발행사 단독 또는 에듀테크 업체와의 협업으로 개발한다.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더라도 교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맞춤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학생들과의 인간적인 연결을 강화하며 교실 수업의 변화를 이끄는 교사들을 집중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의 새로운 교사의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건 '터치(TOUCH·Teachers who Upgrade Class with High-tech) 교사단'이다. 터치 교사단은 시도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 선발 이후 민간전문가 등을 활용해 방학 중 집중 연수를 실시한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을 디지털교육지원센터로 지정해 디지털 교과서에 기반한 교수·학습 모델을 개발한다.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경우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선 유해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AI 기술의 교실 적용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300개 학교를 운영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공모를 통해 7개 시범교육청을 선정한다. 시범교육청은 각각 40개 내외의 선도학교를 지정·운영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디지털 기술의 적용 뿐만 아니라 교원의 역할 변화가 중요한 만큼 디지털 교과서 준비와 교사 연수라는 두 개의 핵심 정책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실질적인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