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장근로 총량관리' 도입 검토…주52시간제보다 유연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정부가 주 52시간제 개편과 관련 연장근로시간 운영에 대한 노사 선택권 확대를 검토한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연장근로 총량관리'다. 근로시간 기록·관리를 강화하고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유연근무제도 확대한다.

고용노동부는 24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이같이 밝혔다.

방안에 따르면 연장근로 총량관리안을 근로자 대표 서면합의로 도입한다. 연장근로는 현행 규정과 같이 당사자간 합의로 실시한다. 연장근로 총량관리 도입 시 산재인정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고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 등 현행 법에 없는 건강 보호조치도 의무화한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분기 이상'으로 선택했을 경우 연장근로 총량에 비례해 감축된다. 예를 들어 분기 단위로 연장근로를 관리하면 기존 주 12시간에서 주평균 10.8시간으로 연장근로 한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반기별로 관리하면 주 평균 9.6시간, 연 단위로 관리하면 주 평균 8.5시간으로 연장근로 한도가 정해진다.

정부는 포괄임금 오남용에 따른 공짜야근과 장시간근로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사업장의 근로시간 기록·관리도 지원한다. 또 근로자대표의 선출 절차, 권한과 책무 등을 마련해 민주적 정당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근로자대표제'의 제도화를 추진한다. 근로자가 선택근로제를 활용해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시차출퇴근, 주4일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편도 추진한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12월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권고한 '근로시간 제도 개혁과제'를 토대로 고용노동부에서 마련 중인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논의를 이끈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정부는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호하면서 노사 합의와 당사자 동의에 따라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보고 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인사말에서 "양대 노총도 함께 자리해 근로시간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했지만 이 자리에 같이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앞으로 입법예고 등 제도 개편 추진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으로 논의를 위한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70년간 유지돼 온 '1주 단위'의 획일적·경직적인 규제로는 일하는 방식이 나날이 달라지는 현장의 수요를 소화할 수 없다"며 "근로시간에 대한 근로자의 인식이 다양해지고 유연근로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등 근로시간의 유연한 활용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1주 단위의 근로시간 규제 방식은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고 주요 선진국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연구회에서 권고한 개혁과제를 바탕으로 근로시간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