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사업 성과내는 녹십자… '제2 헌터라제' 신화 멀지 않았다

GC녹십자 (114,600원 ▲600 +0.53%)의 희귀질환 의약품 오픈이노베이션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국내 개발·상용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희귀의약품 '리브말리가'가 최근 국내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소아질환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GC녹십자는 최근 혈액 응고 질환 파이프라인을 3개 인수하면서 희귀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거듭 강화하고 있다.

GC녹십자는 현재 다양한 희귀질환 의약품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GC녹십자가 수입한 희귀의약품 리브말리(성분명: 마라릭시뱃)가 알라질 증후군 환자를 위한 피부 가려움증 치료제로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알라질 증후군은 담즙이 배출되지 않고 간에 축적되는 질환이다. 2021년 기준 국내 환자 수가 136명밖에 없는 희귀질환이다. 리브말리는 알라질 증후군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첫 치료제다.

리브말리는 미국 소재의 미럼 파마슈티컬스(Mirum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신약이다. 2021년 7월 GC녹십자가 국내 개발 및 상용화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리브말리는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답즙정체증(PFIC)과 담도 폐쇄증(BA) 등 다른 희귀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기 위해 글로벌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에는 바이오벤처 노벨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MPSIII A) 치료제가 미국 FDA로부터 '희귀소아질환의약품 지정'(Rare Pediatric Disease Designation·RPDD)을 받았다.

MPSIII A는 유전자 결함으로 헤파란 황산염(Heparan sulfate)이 축적돼 중추신경계에 점진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열성 유전 질환이다. 대부분 환자가 증상 악화로 15세 전후로 사망하지만 아직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GC녹십자가 약물을 생산하고 노벨파마가 비임상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RPDD 지정을 받으면 특례에 따라 향후 다른 의약품의 허가 심사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우선심사바우처(Priority Review Voucher·PRV)를 신청할 수 있다. PRV는 제약사끼리 서로 거래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1억200만달러(약 1329억원)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소재 스페라젠(Speragen)과 함께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SSADHD)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SSADHD는 만 1세 전후로 발병하며 전 세계 약 2600명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돗토리대학교와는 GM1 강글리오시드증(GM1 gangliosidosis) 경구용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일반적으로 6세 미만 소아에서 10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데 전 세계에서 확인된 환자 수가 약 1000명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보물질 발굴을 진행 중이며 임상 시험부터는 GC녹십자가 단독으로 진행해 추후 상업화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Catalyst Biosciences)와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GC녹십자는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의 희귀 혈액 응고 질환 치료제 'Marzeptacog alfa'(MarzAA)를 포함한 총 3개 파이프라인을 인수하게 됐다. GC녹십자는 이미 임상 후기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을 인수해 미국과 주요 선진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개발하고 상업화한 경험이 있다. 특히 헌터라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희귀질환 의약품 시장에서 계열 내 최초 약물(First In Class)을 개발하면 이점이 많다.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이 어렵고, 국가마다 희귀의약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세금 감면', '허가 신청 비용 면제', '계열 내 최초 허가 시 7년간 독점권 부여' 등 혜택을 부여한다. 일반적인 임상 시험과 달리 희귀의약품은 임상 비용을 약 30%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인 약물 개발이 가능하다. 시장 조사 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7% 성장해 오는 2025년까지 184억달러(약 24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