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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에 들끓는 佛…"여론보다 국익, 대안 없다"는 마크롱

머니투데이
  •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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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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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악화 속 생방송 한 마크롱, 개혁 당위성 강조…
"불난 집에 기름" 야당·노동계 반발, 9차 반대시위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프랑스 시위대/AFPBBNews=뉴스1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프랑스 시위대/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숙원 과제인 '연금 개혁'. 관련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으며 연금 개혁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분노한 민심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대 시위는 나날이 과격해지고 있고,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수도 파리 도심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거센 반대 여론에도 흔들림이 없다. 그간 침묵을 지키던 마크롱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연금 개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개혁안 실시 시점을 '연말'로 제시하면서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타협 대신 정면 돌파를 택하면서 노동계와 야당의 반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마크롱 "연금 개혁안, 연말 시행 희망"…양보 없이 정면 돌파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의회 패싱' 논란을 빚으면서까지 연금 개혁안 처리를 강행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진행자 2명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30여분간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가 첫 임기를 시작했을 때(2017년)엔 연금 수급자가 1000만명이었데, 지금은 1700만명이 됐다. 2030년에는 그 수가 2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지체할수록 상황은 더 악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개혁을 즐긴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며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AFPBBNews=뉴스1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전역이 연금 개혁 반대 시위로 들끓는 와중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헌법상의 권한을 사용해 하원 표결을 건너뛰고 개혁안을 입법해 민주주의를 부정했다는 반발 여론이 폭발했을 때도 침묵했다. AFP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아무 말 않던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으로 공개 논평에 나섰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듯 "연금 개혁을 하지 않는 게 나에겐 더 좋았을 것"이라면서 "인기가 떨어진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했다. 이어 "단기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국가 전체의 이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나는 후자를 택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28%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 인상에 반발한 '노란 조끼' 시위가 한창이던 2018년 12월(2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 모두를 설득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개혁은 사치도 아니고 재미를 위한 것도 아니다. 국가를 위한 필수적 선택"이"개혁안이 올해 말에는 시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인터뷰 이후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지난해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은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FN) 대표는 이번 담화가 프랑스인들이 이미 느끼고 있는 모욕감만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올리비에 포레 프랑스 사회당 대표는 "놀라운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불난 집에 기름을 더 부은 격"이라고 꼬집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강경한 노조로 꼽히는 노동총연맹(CGT)의 필립 마르티네즈 대표는 "마크롱의 발언은 시위를 벌이는 수백만 명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금 개혁의 후폭풍…혼돈의 프랑스


프랑스 파리 환경 미화원들이 연금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에 동참하면서 거리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다./AFPBBNews=뉴스1
프랑스 파리 환경 미화원들이 연금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에 동참하면서 거리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다./AFPBBNews=뉴스1
마크롱표 연금 개혁안의 핵심은 정년 연장이다. 개혁안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정년은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되고, 연금 기여 기간도 기존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더 는다. 반감을 줄이고자 연금 지급액은 인상한다. 현재 최저임금의 75%인 월 1015유로(약 135만원)의 연금 상한액은 최저임금의 85%인 월 1200유로(160만원)로 높아진다.

'더 오래 일하고 더 늦게 받으라'는 정부의 요구는 프랑스의 '국민성'을 건드렸다. 뉴욕타임스(NYT)는 "다른 어떤 서구 산업 국가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고 은퇴에 대한 애착을 가진 프랑스인들의 민감한 신경을 강타했다"고 분석했다.

연금 개혁안이 공개된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대규모 시위와 파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부 노조는 지난 7일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했다. 파리 환경미화원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도시 곳곳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이다. 파리 당국은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의 양이 1만톤(t)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항의의 표시로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주요 노조들은 23일 9차 대규모 파업과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교통·교육·정유 부문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파업이 진행될 예정이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조가 합법적으로 시위와 파업할 권리를 존중한다"면서도 폭력 시위로 번지는 것에는 우려를 표했다.

의회 입법 절차를 끝낸 연금 개혁안은 헌법위원회 승인과 마크롱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놓고 있다. 숙원 과제 완수를 눈앞에 둔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적 내상과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프랑스 국민의 3분의 2가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고 파업과 시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개혁이 불러온 혼란이 당분간 지속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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