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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전히 피 끓어" 최민식, 35년차 명배우의 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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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진 기자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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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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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최민식,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35년차 배우 최민식은 여전히 카메라 앞에만 서면 "피가 끓는"다. "레디, 액션"이라는 신호가 떨어지는 순간, 최민식의 두 눈은 촬영장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 수십년의 연기 경력 속 흔들리지 않는 명배우라는 평판. 배역을 만날 때마다 치열하게 머리를 싸맨 고뇌의 흔적이 묻어나는 최민식의 연기는 언제나 감탄을 부른다.


25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극본 연출 강윤성)에서도 최민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니 그 이상 경지의 연기를 보여주며 한번 더 '명배우'라는 타이틀을 견고히 했다. "긴 호흡이 그리"워 의욕 한가득 안고 열정을 불사르며 한신 한신을 채워나갔고, 그 과정이 "말할 수 없이 예민"해질 만큼 힘든 현장이기도 했다. 16부작을 이끈 주연으로서 책임이 컸던 만큼 작품 속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카지노'의 끈을 부여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최민식은 "힘들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왜 안 힘들었겠어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주 촬영지가 기온 높은 나라인 필리핀이었던 까닭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을 한바가지씩 흘렸고, 액션신도 적지 않아 몸쓰는 일도 많았다. 입에 붙지 않는 영어 대사까지 외워야 했던 그는 "아주 고생했다"며 "다신 영어 있는 대본은 안한"다며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최민식이 고생은 헛되지 않았다. '카지노'는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1위를 고수하고, 대만 TV쇼 부문에도 1위에 올랐다. 최민식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실시한 영화배우 브랜드평판 2023년 3월 빅데이터 분석결과 1위를 하기도 했다. 美 포브스를 비롯한, 넥스트샤크, 뉴스위크 등의 외신은 최민식을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최민식,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최민식,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처럼 관객수가 명확하게 공개되는 게 아니잖아요. 작품에 대한 반응이 왜 궁금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전 그런 부분보다는 만드는 재미에 취해서 살죠. 흥행에 대한 압박감이나 부담감 이런 건 따로 신경 쓸 사람들이 있으니까.(웃음) 그래도 인기를 좀 체감한 게 택시를 타면 기사님이 결말을 물어보시더라고요. 택시 기사님들이 보는거면 어느 정도 흥행은 했다는 거니까 그때 체감을 좀 했죠."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라 불리는 남자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를 배경으로 차무식이라는 인물의 일대기식 스토리를 전개한다. 무식이 맨손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 속 끊임없이 욕망하는 인물의 치밀한 분화를 보여주는 작품.


"차무식이라는 인물의 평범함에 초점을 두고 싶었어요. 한 엄마의 아들이자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아버지. 카지노라는 정글에서 벗어나 한국에 있을 때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신 같은 장면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한 일상신을 통해 차무식이라는 캐릭터의 평범함을 보여주고 싶었죠. 무식은 히어로도, 조커도 아니에요. 알다가도 모를 인생의 불확실성을 차무식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결국엔 욕망을 좇아 헐떡대다가 불나방들이 불빛에 모여들다 타 죽는 것처럼 죽음이라는 결말을 맞이한 거죠."


최민식은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1화 정팔(이동화)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화무십일홍'이라는 단어를 꼽았다. 화무십일홍은 꽃이 열흘 동안 붉게 피어있는 경우는 없다는 뜻으로 막강한 권력도 언젠가는 무너진다는 걸 뜻한다. 모든 생명의 순리처럼 무식 역시 화려하게 피었다가 지는 순간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무식의 오른팔과도 같던 동생 정팔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을 통해 극적인 여운을 주고자 했다.


최민식,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최민식,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카지노'의 시작을 화무십일홍으로 열었잖아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 정팔과 상구(홍기준)와의 만찬에서 시들시들한 꽃을 소품팀에게 준비해달라고 했죠. 나름대로 상징성을 갖길 바랐어요. 그게 곧 닥칠 차무식의 마지막이자 첫 장면과의 연결을 의도해 봤어요. 무식이 마지막까지 좀비처럼 살아남았어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겠죠. 그런데 기시감이 있겠다 싶었어요. 무식의 죽음이 느닷없지만 그 느닷없음이 좋았어요. 꽃은 남에 의해 꺾이기도 하지만 생명을 다하면 스스로 낙화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정팔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게 더 짠하게 다가올 것 같았어요. 무식에게 정팔은 말 안듣는 막내동생 같은 존재거든요. 악착 같이 욕망을 쫓던 인간이 가장 가깝다고 느꼈던 인물에게 죽임을 당하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지노'가 흥미로웠던 건 시대별로 20대부터 여러 나이대를 연기한 최민식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무식이 나이들수록 볼록해지는 배를 보며 CG가 아닐까하는 궁금증을 제기하기도. 이에 대해 최민식은 "요즘 많은 작품들이 과학기술의 힘을 빌린다고 해서 제 뱃살도 깎아주는지 알았더니 그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라며 웃어보였다. 아름답게 가꿔진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했던 최민식은 그렇다고 일부러 살을 찌운 건 아니라며 "제 뱃살이 용기는 아니었"다는 너스레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직까지는 연기할 때 피가 끓어요. 또 끓는 피만으로는 안 되고 스스로에 대한 차가운 냉철함이 섞어야 진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나이가 들었다고 이젠 좀 지혜가 생긴 것 같아서 안도가 돼요. 처음으로 연극 대본을 리딩했을 때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극단 뿌리라는 곳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기 이외에 한번도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알바 외에는 오로지 연기로 먹고 살았어요. 연기가 그냥 숨쉬는 것처럼 그리고 밥먹는 것처럼 제 생활이 됐어요. 배우란 죽어야 끝나는 직업이니까. 끝까지 이 일에 대한 제 의미를 뭔지 모르고 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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