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 영업기밀 요구에 정부 "자료제출 범위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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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7일(현지시간) 영업 기밀에 준하는 엑셀파일을 요구하는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세부 지침을 내놓았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신중하게 분석하고 미국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세부 지침이 '양식'에 관한 것인 만큼 '정보 제출 범위'에 대해선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미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세부 지침과 관련 업계와 소통하며 분석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8일 반도체지원법 재정 인센티브 세부 지원계획(NOFO)을 제시한 데 이어 사전신청 및 본 신청 등 세부절차에 따른 구체적 지침을 새로 내놨다.

지침에 따르면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은 예상 현금흐름 등 수익성 지표를 제출할 때 단순히 숫자가 아닌 산출 방식을 검증할 수 있는 엑셀파일을 제출해야 한다. 상무부는 해당 엑셀파일에 예상 현금흐름, 수익 및 대차대조표 등 반도체 사업의 경제성을 추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료를 담을 것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이번 세부 지침 발표는 제출 자료 양식을 구체화한 것일 뿐 미 상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NOFO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부 지침은 서류 제출 양식과 관련된 것"이라며 "양식이 있더라도 모든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반도체지원법의 NOFO 및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세부규정과 관련해 미국과 추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한국을 방문한 미 반도체지원법 담당 주요 실무진과 추가 협의를 진행했다.

NOFO의 경우 모든 이행 규정이 확실하게 정의되지 않아 협의할 여지가 있다. 구체적인 초과이익 환수 비율과 기대수익 등 재무정보 제공 범위도 불분명해 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정부는 상당 부분 의견이 조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세부 지침에 따른 양식을 수정하는 방안을 미국에 요청할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선 재무정보 공개 세부 지침이 나오자 영업비밀 유출을 우려하며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신공장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미국 반도체 공장 보조금 지원 신청은) 엑셀을 요구하는 등 신청서 기준이 너무 힘들던데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