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카레 먹는데…칸막이 너머 '높은 분들' 장어·갈비 특식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김영환 충청북도지사와 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특식'이 현대판 양반과 평민 차별이냐며 도마에 올랐다.

김 지사와 충북지역 국회의원 8명, 충북도 실·국장 20여명은 지난 9일 내년도 주요현안 및 예산관련 간담회를 서울에서 가졌다. 충북 출신 학생들의 서울 기숙사인 서울 영등포구 '충북학사'에서다.

이들은 간담회 후 기숙사 식당 한 쪽에서 식사를 했는데, 당시 학생들과 너무 다른 메뉴가 문제였다.

16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과 충북MBC에 따르면 김 지사와 국회의원, 수행원들에게는 △전복 내장 톳밥, △아롱사태 전골, △LA 돼지갈비찜, △장어튀김 등이 제공됐다. 반면 같은 시간 학생들은 카레밥과 된장국, 단무지 등으로 식사를 했다.

가격도 차이가 커서 김 지사 일행은 1인당 원가 2만8000원짜리 저녁인 반면 학생들은 식판에 2700원짜리 식사를 받은 걸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차라리 같이 먹지나 말지, 약올리느냐'와 같은 비판이 제기됐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글/사진= 페이스북

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공유하고 "21세기판 '반상' 차별인지, 아니면 20세기판 권위 의식에 사로잡힌 구태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반상(班常)은 양반과 평민을 말한다.

이어 "청년의 공간을 빌려서 같이 사용했으면서도 격려도, 공감도 없었다"며 "이러니 여야가 앞다퉈 찾아갔던 천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갈비찜, 장어와 카레 사이에 놓여진 '칸막이'의 높이 몇 배 이상으로 민심의 칸막이는 높아지고 회초리가 돼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 측은 "국회와 가까워 기숙사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학생들이 불쾌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충북학사는 서울 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충북 출신 학생 356명이 살고 있다. 당시 식당은 칸막이를 쳐서 김 지사 일행과 학생들을 구분했고, 행원들은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한 걸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