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건전성 강화"…내년 5월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 1% 첫 부과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를 결정했다. 은행권은 위험가중자산의 1% 규모의 자본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이 부과된 건 2016년 제도 도입후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열린 제10차 정례회의에서 은행·은행지주회사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수준을 1%로 상향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에서 논의한 은행권 건전성 제도 정비의 후속조지 중 하나다.


국내 은행과 은행지주회사는 결정일로부터 약 1년간의 자본확충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5월1일부터 1% 수준의 경기대응완충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는 신용공급에 따른 경기변동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은행권에 위험가중자산의 0~2.5% 범위에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현재까지 0%를 유지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부과 결정은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지표, 국내은행 건전성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우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신용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의 주요지표인 '총신용/GDP 차이(gap)' 등에서 적립 신호가 나타났다. 경제성장 속도 대비 신용공급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신호가 나타난 것.

또 지난해말 국내은행 보통주자본비율은 13.50%(지주 포함시 12.57%)로 규제비율(7.0~8.0%)을 상회하고 있으나 지난해 금리상승·환율급등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0.4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하면서 추가적인 자본적립 여력이 생긴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이번 결정으로 은행과 지주 모두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사례분석 결과, 은행들은 경기대응완충자본을 부과하면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을 축소하기보다는 추가자본적립을 통해 규제비율을 준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내외 거시경제 불확실성 및 금융부문 리스크 증대, 잠재손실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비해 선제적 자본확충을 통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주요국도 팬데믹 기간 중 증가된 유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제도를 적극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