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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만 걸려도 심근염 생겨" 소아 코로나 3만명 본 의사의 '경고'

머니투데이
  •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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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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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아동병원을 코로나 전담 클리닉으로 전환한다는 결정에 주변 사람 모두가 만류했다. 간호사의 사직서가 줄을 이었고 청소부를 구하지 못해 병원 곳곳에 쓰레기가 쌓였다. 재택 치료 환자의 진료까지 병행하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가족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걱정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둘러대며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그 사이 단골 소아 환자의 발길은 뚝 끊겼다.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 의료진이 진료한 코로나19 환자는 지금까지 약 11만 4000명, 이 중 소아 환자가 3만명에 달한다. 방대한 치료 경험은 자산으로 남았다. 병원 건물 옥상에 '코로나19 대응 전략본부'를 마련하고 아동병원협회 학술대회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각지의 소아과에 치료 전략을 알렸다.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최용재 병원장은 "이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야 할 때"라며 "특히 코로나19 합병증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며 운을 뗐다.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 최용재 병원장이 소아 코로나19의 특징과 최근 감염병 확산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렬 기자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 최용재 병원장이 소아 코로나19의 특징과 최근 감염병 확산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렬 기자


Q. 팬데믹 전후 태어난 '코로나 세대'는 면역력이 약하다고 한다. 사실인가.


"인간의 면역체계는 생후 4개월부터 5세까지 폭발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외부 활동이나 집단생활을 하며 새로운 미생물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강해진다. 체내 면역세포는 한 번 노출된 미생물이나 바이러스를 기억해 실제 감염이 될 때 방어 물질을 만들어 병을 가볍게 지나가게 만든다. 마치 '생활 백신'을 맞는 것과 같다. 하지만 소위 '코로나 세대'는 이럴 기회가 적었다. 마스크를 쓰고, 외부 활동을 제한하는 과정에 병원체에 노출될 기회를 박탈당했다. 코로나19를 신종이라 하는데 오늘날 아이들에겐 거의 모든 바이러스와 미생물이 코로나19처럼 '신종'인 셈이다. 처음 보는 병원체에 우리 몸이 전력을 다해 방어물질을 만들어 싸우다 보니 가벼운 감기조차 위중한 병으로 둔갑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됐던 아이는 더 위험할 수 있다."


Q. 이유가 무엇인가.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할 때는 아이들이 왜 아픈지 몰랐다. 열이 펄펄 끓는 아이에게 호흡기질환 약을 처방했지만 듣질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단순 감기로 병원을 찾은 아이들이 입원 치료해야 할 만큼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2차 손상이 문제일 수 있다는 판단에 혈관 내 염증을 파악하는 혈액검사 장비를 들여 자체 분석을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코로나19에 확진된 소아·청소년 636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총 436명, 68.5%)에서 싸이토카인 폭풍, 심근염과 혈관염, 다기관 염증 증후군 등 3대 합병증 지표의 상승이 확인됐다. 단일 지역·기관 조사라는 한계점이 있지만 주목해야 할 분석 결과다. "

"감기만 걸려도 심근염 생겨" 소아 코로나 3만명 본 의사의 '경고'



Q. 단순히 호흡기 감염병이라 여겨 치료했다간 환자가 위험에 빠질 수 있겠다.


"그렇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 곳곳에 있는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달라붙어 세포 내에 침투한다. 코로나19를 막는 항체는 똑같은 ACE2 수용체에 작용해 감염을 예방하는데, 이 항체가 정상적인 장기·기관이 어떤 식으로 든 안 좋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과거에는 감기에 걸려 심근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엔테로·아데노 바이러스, 인플루엔자(독감) 정도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심근염 등 혈관 염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신 면역체계를 고장 나게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면역력이 아주 형성되지 않은 '코로나 세대'는 꼭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도 과도한 면역반응이 혈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당장 환자 안전을 위해 치료 전략도 보수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Q.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의료진이나 보호자가 39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 증상이 나타날 때 한 번쯤 면역체계 이상과 혈관 염증을 의심해야 한다. 코로나 3대 합병증은 싸이토카인 폭풍→심근염과 혈관염→다기관 염증 증후군 순으로 이어진다. 면역세포가 요동치고 혈관이 손상된 후 전신 염증으로 번진다. 다행히 단계별로 항염증약 등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면 금방 증상이 좋아진다. 가급적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 아이는 어른과 달리 스스로 증상을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부모 등 보호자가 관심을 갖고 진해거담제나 해열제 등이 잘 듣는지 아닌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고열, 구토, 저혈압, 혈뇨 등이 나타나면 3대 합병증 검사인 인터류킨 6(싸이토카인 폭풍), pro-BNP(심혈관 염증), 프로칼시토닌(패혈증, 다기관 염증 증후군) 검사를 진행하길 권한다. 앞선 2가지 지표는 주요 아동병원에서 현장 검사장비를 활용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비용은 4~5만원 수준이다."


Q. 최근 '탈소아과' 현상을 두고, 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지면 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받으면 되지 않느냔 보호자들도 있다.


"소아는 작은 성인이 아니다. 성장 발달을 고려해 더욱더 체계적이고 세심하게 치료해야 해서 풍부한 경험과 치료 노하우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과가 필수 의료에 속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람을 살리는 진료과인데도 의료 수가(비용)는 상대적으로 적다. 보호자들에게 말 못 할 대우받는 경우도 많고, 아이의 상태가 나빠지면 소송에 휘말리기도 한다. 의사도 사람인데, 위험을 감수하며 돈 안 되는 소아청소년과를 하고 싶겠나. 소아과 의사가 '생애 첫 주치의'로 소임을 다할 수 있게 진료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지금처럼 소아청소년과가 '감기 환자를 보는 곳'으로 남아선 안 된다. 소아·청소년 시기 체계적으로 몸과 마음 건강을 가이드해줄 수 있는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뿐이다. 자녀와 부모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왜곡된 소아·청소년 진료 체계를 바로잡는 일이 궁극적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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