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 신뢰성 제고 위해 장투문화·수수료 체계 개선 필요"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2023년 제4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30일 개최했다./사진=김근희 기자

자산운용업계 수익률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 완화를 통해 장기 투자문화를 구축하고, 판매보수와 수수료 체계를 바꿔 판매채널 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2023년 제4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최근 경제여건 변화와 자산운용업계 수익률·신뢰성 제고 방안'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금융산업 내 자산운용사 역할 및 과제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이 대표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고령화, 핀테크 업계의 금융회사 위협 등으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산운용업의 역할은 신뢰 회복을 기반으로 건전한 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금융업 전반적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보호에 노력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8.1%는 '노력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3.1%는 상품상담·계약 과정에서 판매직원이 설명은 대충하면서 서류에 서명부터 안내했다고 했다. 또 DLF·사모펀드 사태 등 불완전판매 문제로 금융회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확산됐다.


이 대표는 "고객의 신뢰성 회복과 중장기 수익 안정성 유지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중위험·중수익 추구 상품 자산관리 수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금융혁신 △장기투자 문화 구축 △OCIO(외부위탁운용관리자) 시장 확대 가속화 △해외 진출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기투자문화 구축을 위해서는 정책지원과 투자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공모펀드 지속 성장을 위한 세제 혜택 지원과 판매 프로세스 개선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개인의 투자 성향에 맞춘 상품을 추천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기준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가입 절차를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3년 제4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근희 기

이후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공모펀드 운용규제 합리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선호가 두드러지고 패시브 투자가 증가해 일반 공모펀드의 성장세는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액티브펀드 비중은 2016년 62%에서 지난해 33%까지 감소했다"며 "액티브 펀드의 상장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펀드의 판매보수는 운용사에 의해 일괄적으로 결정돼 같은 펀드에 대해 같은 보수를 수취하기 때문에 판매사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적다"며 "클래스별 판매 비용을 동일화하는 규제나 펀드의 보수 및 수수료 상한을 철폐해 판매채널 간 유효 경쟁 촉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선취 수수료나 판매보수 대신 고객으로부터의 자문보수 수취를 유도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선취수수료는 판매사가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에게 단기 위주의 상품을 권유할 유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의 대체투자 접근성 제고 방안'을 발표한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모험자본을 통한 창업·벤처기업의 성장과 그 과실이 시장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산운용업 발(發) 금융불안정 요인과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패시브 펀드의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주식시장 가격탄력성 하락, 자산간 동조화 확대 등의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시장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산운용 수탁자책임 강화 및 운용-판매 이해일치 방안'을 발표하고, 공·사모펀드가 투자자 관점에서 신뢰 회복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사모펀드 판매 채널을 복원해야 하지만 최소 투자금액 상향 등으로 기존 채널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최근 경제 여건의 변화와 펀드시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