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공급망 재편에 저평가 탈피... 영업이익 2배 급등한 이 기업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내 반도체와 배터리 공장 증설이 가속화되자 전력기기 제조업체인 LS ELECTRIC (170,500원 ▼2,700 -1.56%)(LS 일렉트릭) 주가가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인다.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13일 LS 일렉트릭은 증시에서 전날 대비 2300원(3.19%) 오른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만4900원까지 오르며 9일에 이어 다시 한번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말 4만4800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기록한 뒤 횡보하던 주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인다. 미국의 리쇼어링(본국 회귀) 정책 덕택에 북미 매출이 급성장해 실적이 대폭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내 대규모 공장증설로 인해 변압기와 배전기기 수요가 늘어 올해 1분기 북미를 대상으로 한 매출은 92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68.3% 성장했다.

전력기기 부문에서 최상급(Top-Tier) 경쟁사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과 이튼(Eaton) 이 생산 차질을 겪고 있어 급증하는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LS일렉트릭에 호재로 작용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LS 일렉트릭이 저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낮은 영업이익률에 있었다"며 "미국에서 시작된 전력기기 부족 현상에도 영업이익률 개선이 다소 더뎠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증명했듯 리쇼어링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북미 시장 수혜에 힘입어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인식되는 1분기에 LS 일렉트릭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LS 일렉트릭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3.7% 오른 9758억원, 영업이익은 101.5% 증가한 818억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42% 상회했다.


사업 부문 전반에서 이익률도 개선됐다.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전력기기와 자동화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20%대와 10%대로 회복했다. 지난 분기 적자였던 전력인프라 부문도 흑자 전환했다.

충분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LS 일렉트릭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수주 잔고는 2조2480억원으로 1조5380억원이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46.16% 늘었다. 지난달까지 LS 일렉트릭의 신규 수주액이 1조원에 달해 증권가에서는 2분기 말까지 수주잔고가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력인프라가 중심에 있고 수주와 실적 모두 기대 이상"이라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42억원으로 추정해 시장 전망치인 715억원을 상회하는 역대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LS 일렉트릭의 지난해 수주금액은 2조380억원으로 2021년(9900억원) 대비 105.86% 증가했다"며 "일반적으로 수주가 매출로 전환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년 반 정도임을 감안할 때 올해 영업실적은 지난해 실적 증가세를 능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S 일렉트릭의 매출액과 연관성이 높은 소형 변압기 수출 역시 호조세를 보인다. 5월 소형 변압기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대비 124% 늘어난 3000만달러(약 381억9000만원)였고 수출단가도 2% 증가해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재생 사업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해 적자 폭을 줄여갈 전망이다. 지난 4월 LS 일렉트릭은 영국 보틀리에 총사업비 7356만파운드(약 1176억1435만원) 규모의 ESS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LS 일렉트릭의 해외 ESS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14일(현지시간)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ESS 전시회에 참여해 유럽 시장 맞춤형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LS 일렉트릭의 주가가 올해 들어 31.91% 상승했지만, 실적 개선 폭이 크다 보니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지산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3115억원으로 상향해 역대 최고 실적이 예고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나민식 연구원은 "올해 BPS(주당순자산가치) 5만7854원에 목표 PBR(주가순자산비율) 1.6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9만3000원으로 올렸다"며 "현재 목표 PBR 1.6배는 역사적으로 밴드 상단이지만 리쇼어링과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IIJA) 등에서 시작된 북미 전력기기 업황 호조에 따라 프리미엄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