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기' 우려 확산… 하루인베스트 이어 델리오도 '출금정지'

/사진제공=델리오 홈페이지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운용업계 1·2위로 평가받는 델리오, 하루인베스트가 모두 출금 정지 조치를 내렸다. 델리오는 14일 오후 일시적인 출금 정지 조치한다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지 하루 만이다.

델리오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최근 하루인베스트에서 에서 발생한 디지털 자산 입출금 중단 여파로 시장 변동성의 급격한 증가 및 투자자 분들 사이에서의 혼란 가중 등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보관 중인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30분을 기준으로 상황, 그로 인한 여파 등이 해소될 때까지 일시적인 출금 정지 조치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본지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하루인베스트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고객들의 출금 요구가 엄청나게 많아졌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텔레그램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긴급조치를 한 거고 하나씩 잘 해결해 나가겠다"며 "하루인베스트 사태로 가상자산 운용사들이 전부 다 공격받고 있는데 이런 것들 때문에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하루인베스트 투자·코인 돌려막기' 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어쨌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으니 조금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전체적인 진행 상황과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계속 공유하겠다. 저희가 공지랑 SNS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루인베스트는 전날 9시40분(한국시간)부터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도 하루인베스트 대상 디지털자산 입출금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는 최대 연 12%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언제든 출금이 자유롭다며 투자자를 사로잡았지만 돌연 사무실 문을 닫고 회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폐쇄하면서 '러그풀'(Rug Pull·투자회수 사기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하루인베스트 투자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델리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까 우려한다. 델리오도 일시적 출금 정지 조치와 함께 다음날 전 직원 재택 근무를 진행하고, 기존 전화 고객센터 운영은 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예비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지만 가상자산사업자 신청은 하지 않았다. 델리오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금융위원회에 신고한 사업자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수사당국과 같이 사실관계를 파악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