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순환경제 'CE9' 프로젝트로 5800조 세계 시장 잡는다

치카 아오키(Chika Aoki) IGES 환경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화상을 통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가 석유화학과 철강·비철금속, 배터리 등 9대 산업에서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9가지 과제로 구성된 CE9(Circular Economy 9)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순환경제 조성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드는 한편 4조5000억달러(약 5800조원) 규모 순환경제 시장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순환경제 활성화를 통한 산업 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순환경제는 자원을 사용해 만든 제품을 사용 후 버리는 기존의 '선형경제'와 달리 재사용·재활용을 통해 자원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경제모델을 말한다. 플라스틱과 배터리 분야를 시작으로 오는 2030년 기준 4조5000억달러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순환경제 모델을 기업의 경쟁력 강화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무역장벽을 세우는 데 쓰고 있어 수출중심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순환경제 전환 과제에 직면했다.

정부는 이번 신성장 전략을 통해 전(全)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립하는 한편, 순환경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자원의 순환이용 확대 △산업별 순환경쟁력 확보 △순환경제 기반구축 등 3대 분야 핵심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특히 산업별 순환경제 경쟁력 화보를 위해 △석유화학 △철강 △비철금속 △배터리 △전자 △섬유 △자동차 △기계 △시멘트 등 9대 산업분야에서 9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CE9'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9개 프로젝트는 △열분해유 생산 확대 △고급 원료화 전환(이상 석유화학) △철스크랩 활용 극대화 △희소금속 재자원화(이상 철강·비철금속) △재사용·재활용 기반구축 △재생원료 생산·사용 촉진(이상 배터리) △에코디자인 도입·시행(전자·섬유) △재제조 제품 수출 활성화(자동차·기계) △대체 연·원료 확보(시멘트) 등 산업 분야별로 순환경제를 조성하기 위한 과제들 구성됐다.

다양한 폐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순환자원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2030년 페트(PET) 제품의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30%로 끌어올리는 등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중 분리배출 지침 개선을 통해 쉬운 분리배출을 꾀하는 한편 고품질 폐플라스틱 확보, 전기차 폐배터리 확보를 위한 인프라·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순환이용성 평가와 수리권 보장 등 제품의 설계·유통·소비 등 단계에서도 순환이용을 확대하고 순환경제 분야 규제샌드박스(일정기간 동안 규제를 유예하는 방식으로 신산업 성장을 돕는 제도)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포항과 부산, 제주에 각각 배터리·플라스틱·지역특화 순환경제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재생원료 인증제도 도입, 순환경제 스타기업 발굴 등 순환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과제도 이번 전략에 담아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실현과 환경부문 혁신을 이루고 미래 경제성장을 이끌어낼 절호의 기회"라며 "주무부처로서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해 순환경제가 산업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전략이 산업부문의 순환경제 전환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관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만큼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