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3위 JW중외 리바로, 15년만에 2위 등극…고지혈약 지각변동

JW중외제약 (29,800원 ▼950 -3.09%)의 스타틴 계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성분명 피타바스타틴)'의 월간 처방액이 15년만에 2위로 올라섰다. 다른 스타틴 제제보다 '신규 당뇨병 발생(NODM)' 가능성이 낮은 '안전성'을 무기로 꾸준히 처방을 늘려온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바로의 핵심 성분 피타바스타틴에 또 다른 고지혈증 치료 성분 에제티미브를 조합한 '리바로젯'도 출시 2년 만에 복합제 처방순위 4위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리바로 패밀리' 약진 덕에 JW중외제약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원외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리바로의 지난 달 처방액은 77억원을 기록하며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75억원)를 앞질러 월간 스타틴 계열 단일제 처방 순위 2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JW중외제약은 일본 코와와 닛산화학이 공동 개발한 리바로를 2003년 기술도입해 국내 임상을 거쳐 2005년 출시했다. 이후 2008년 293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스타틴 단일제 시장에서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3위가 벽이었다. 매년 처방이 늘어 지난해 처방액은 863억원에 이르렀지만 1위 리피토와 2위 크레스토를 앞지르진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6월 월간 기준으로 크레스토를 제치며 2위에 올라선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고용량 스타틴 계열 약을 투약할수록 당뇨병 간독성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문제가 부각된 상황"이라며 "반면 리바로의 피타바스타틴 성분은 다른 스타틴 계열보다 이 같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은 점을 입증받아 최근들어 처방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원우 강동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국제표준 공통데이터모델(CDM)'를 활용해 국내 10개 대형병원, 1460만5368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피타바스타틴 투여군의 신규 당뇨병 발생 가능성은 다른 스타틴 제제 투여군보다 28% 유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같은 안전성 강점이 부각된 리바로의 최근 처방은 크게 늘어난 반면, 스타틴 단일제 치료제 대부분의 처방은 정체된 상태였다. 2021~2022년 1위 리피토와 2위 크레스토, 3위 리바로의 연간 처방액 증가폭은 각기 3억원, 4억원, 46억원이었다.

리바로의 경쟁력은 리바로의 피타바스타틴 성분을 주축으로 에제티미브 성분을 조합한 복합제 '리바로젯'의 약진으로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2021년 9월 출시된 리바로젯은 2022년 에제티미브 복합제 처방 시장에서 5위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4위로 뛰어오른 상태다. 특히 올해 상반기 처방액은 31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처방액 318억원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 자체가 스타틴 단일제 보다 당뇨병 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 덕에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이 시장에서도 피타바스타틴을 주축으로 한 리바로젯 처방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리바로와 리바로젯, 리바로브이(피타바스타틴+발사르탄) 등 이른바 '리바로 패밀리' 약진 덕에 올해도 JW중외제약의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JW중외제약의 매출액 평균 전망치는 전년보다 10.9% 증가한 7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29.5% 늘어난 816억원이다. 지난해 리바로 패밀리 매출은 1147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리바로젯에서만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전망이다. JW중외제약은 2021년 말부터 리바로 주원료를 자체 생산체제로 전환해 마진율도 높아진 상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을 견인한 핵심 품목은 리바로젯"이라며 "올해 리바로젯의 매출은 731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