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돌아온다" 이제 뜰 주식?…공매도 잔고 줄어든 종목들

중국 정부가 중국인의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관광, 면세점 등의 관련주가 강하게 꿈틀대고 있다.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는 공매도 잔고도 줄어든 것이 확인돼 본격적인 상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잔고 줄었다…투자 심리 우호적으로 바뀌나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6년여 만에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관광·여행·호텔·면세·항공 등 관련 업계의 ‘중국 특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주들의 공매도 잔고 비중 축소도 확인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10일 중국 정부는 한국, 일본, 미국 등 총 78개국에 단체여행을 허용했다. 한국 단체여행은 6년 만이다. 2017년 중국 정부는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한 바 있다.

이에 당일 관광·면세점·화장품 주 등 중국 여행객의 소비와 관련된 종목들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카지노 관련주 롯데관광개발 (10,160원 ▼40 -0.39%)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GKL (13,990원 ▼80 -0.57%)도 20.45%, 파라다이스 (15,420원 ▲20 +0.13%)는 18.13% 상승 마감했다. 면세점 관련주 호텔신라 (58,400원 ▲900 +1.57%)는 17.3%, 현대백화점 (52,200원 ▲700 +1.36%)은 15.3%, 신세계 (166,800원 ▲1,700 +1.03%)는 9.3% 올랐다.


중국 수요의 부진과 함께 약세를 이어 오던 대형 화장품주도 오랜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 (169,400원 ▼4,000 -2.31%)은 7.76%, 아모레G (33,350원 ▼250 -0.74%)는 20%, LG생활건강 (422,500원 ▼3,000 -0.71%)은 13.31% 올랐다.

눈에 띄는 점은 이날 상승한 중국 관련 수혜주 일부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감소한 점이 확인된 것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비싸게 팔고 저렴한 값에 사 갚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한다. 따라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다는 것은 통상 그만큼 주가 하락이 강하게 예상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공매도 잔고는 보통 2거래일이 지난 이후 확인할 수 있는데, 현재 증시에서 공매도 잔고 순위 1위인 롯데관광개발은 공매도 잔고가 직전 7.17%에서 10일 6.34%로 감소했다. 롯데관광개발은 공매도 잔고의 상당 부분이 주가 상승에 우호적인 해외 전환사채(CB) 관련 물량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호텔신라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5.29%에서 4.15%로, 신세계는 3.59%에서 2.78%로 줄었다. 지난 10일 10% 상승했던 관광주 하나투어 (62,000원 ▲100 +0.16%)의 경우 공매도 잔고 비중은 1.91%에서 1.32%로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 관련주들이 앞으로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된 만큼 이제는 구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으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부각돼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데, 본격적인 상승의 전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발목 잡는 중국 경기…흐름 지켜 봐야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반면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잔고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LG생활건강 (422,500원 ▼3,000 -0.71%)이 그런 예로, 0.13%에서 0.12%로 0.01%포인트 줄었다. 아모레G (33,350원 ▼250 -0.74%)는 0.60%에서 0.64%로, 아모레퍼시픽 (169,400원 ▼4,000 -2.31%)은 3.53%에서 3.63%로 오히려 늘었다. 중국의 경기와 수요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종목들인데, 아직 중국 경기 회복 신호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중국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심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매판매 등 중국 실물 경기 지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경기가 부진하면 단체 관광 수요도 부진할 수 있는 만큼 흐름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부진한 경기 지표를 발표하자 기대감을 받았던 중국인 관광객 관련주들은 이날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은 7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난 3조6761억위안(676조원)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인 4.5%에 비해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