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된 美자동차 파업, 바이든·트럼프도 일단 노조편…장기화 될까

미국의 3대 자동차 기업의 사상 첫 동시 파업이 확대 수순을 밟고 있다. 내년 대선 양대 주자가 선거를 의식해 잇따라 노조를 만나려는 가운데, 포드는 노조와 합의 신호를 내 파업이 해결 수순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전미자동차산업노동조합(UAW)의 X(옛 트위터)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미자동차산업노동조합(UAW)은 숀 페인 노조위원장의 예고대로 전날부터 부분 파업 규모를 확대했다. 스텔란티스의 부품유통센터 20곳, GM의 18곳이 파업에 동참하며 파업 참가자는 5600명가량 늘어난 총 1만8000명 정도가 됐다. 전체 노조원 수는 14만6000명이다.


포드가 제외된 것은 양측의 협의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포드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임금을 조정하고 이익 공유 보너스를 늘리기로 했으며, 일부 저임금 계층 단위를 없애겠다고 했다. 특히 공장 폐쇄에 대해 파업권을 노동자들에게 주기로 한 것은 큰 진전으로 꼽힌다. 노조가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실직을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다. UAW는 "역사적인 성과"라면서도 "갈 길이 멀다"고 이날 조합원들에게 말했다.

UAW는 △4년간 시급 36% 인상(경영진의 급여 인상률과 맞춰야 한다는 주장. 당초 40%에서 하향) △주 32시간 근무 △생활비·임금 연동제 부활 △저연차에 불리한 임금제도 폐지 등을 요구한다.

투자업체 스피어 인베스트 창업자인 이바나 델레브스카는 NYT에서 여론이 현재 노조의 주장에 공감하지만 파업 장기화로 경제에 피해가 생긴다고 느끼면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58%는 이번 파업을 지지한다. 공화당 지지자들도 절반 가까이(48%) 동의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노조 입장을 응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건주는 대표적인 경합주로 2016년에는 트럼프, 2020년에는 바이든이 이곳을 잡으며 대통령이 됐다.

친노조를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X(옛 트위터)에 "오는 26일 미시간으로 가서 UAW의 남녀 근로자들과 연대할 것"이라면서 "상생의 합의가 필요한 때"라고 썼다. 이는 다분히 트럼프 공화당 유력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디트로이트를 방문하겠다고 했다. 친노조 성향은 아니지만 그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을 맹비판하고 있어 노조와 접점이 있다.

파업이 길어지는 가운데 포드가 미국, 캐나다에서 일정 부분 합의를 이끌어 내 향후 방향이 주목된다. 캐나다에서 포드는 자동차 노조 유니포(Unifor)와 3년간 최대 25% 임금 인상, 보너스, 퇴직 혜택 개선 및 전기차 전환 과정 직원 보호 조치 등에 합의하며 파업을 일단 막았다.

스피어 인베스트 창업자 델레브스카는 NYT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자동차 기업과 노조가 30% 미만 임금 인상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파업이 길어지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셰퍼드슨은 전면파업이 진행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1.7%포인트 손실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