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흥행 배우' 황정민, 빙하기 충무로에 봄을 불러오나?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황정민이 영화 '서울의 봄'에서 고 전두환 대통령으로 파격 변신, 충무로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올해 한국 영화계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년의 남배우들 송강호, 설경구, 정우성 하정우 등의 신작 공세에도 얼어붙은 극장가는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대작들의 연이은 흥행 참패로 침체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예사롭지 않은 볼거리를 자랑하며 모처럼 활력을 몰고올 조짐이다. 한국 영화에 다시금 희망을 걸게 만든 그 중심엔 바로 황정민이 있기에, 기대해 볼 만하다. 이름만으로 든든한 그이지만, 특히나 신작 '서울의 봄'에선 데뷔 이래 가장 도전적인 캐릭터에 뛰어들며 절대 놓칠 수 없는 재미를 예고한 것이다.


'서울의 봄' 작품 자체만 놓고 봐도 12·12 군사반란을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스크린에 담아낸 바,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비트'(1997), '아수라'(2016)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또 다른 주연 정우성과는 벌써 세 번째 작품. 황정민은 그런 이들과 '아수라' 이후 재회, 믿고 보는 조합으로 신뢰감을 높였다.


'서울의 봄'이 한국 현대사를 소재로 한 만큼 황정민은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로 분해 정우성과 불꽃 튀는 대립각을 세운다. 황정민이 맡은 전두광 캐릭터는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은 장태완 제7대 수도경비 사령부 전 사령관을 모티프로 했다. 특히 황정민은 그간 영화 '공작' '교섭', 넷플릭스 '수리남' 등 다수의 작품에서 폭발적인 에너지와 디테일 겁(甲)의 표현력으로 실존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왔다.



이번 '서울의 봄'에서도 어김없이 진면목을 발휘한 황정민. 누적 관객 수 '1억 흥행 배우' 타이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살릴 전망이다. 파격적인 대머리 비주얼까지 불사한 것만 봐도 '서울의 봄'에 담긴 황정민의 뜨거운 열의를 가늠케 한다. 6일 공개된 예고편 속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라는 대사 한마디로 '서울의 봄'을 봐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 황정민이다.




비주얼 변신도 놀랍지만 군사반란을 계획하는 전두광의 권력욕을 강렬하게 그리며 '탐욕의 화신'으로 등극, 색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김성수 감독은 "전두광은 군사반란의 전 과정에서 사조직을 이끌고 온갖 권모술수로 자신의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인물이다. 반란군의 우두머리라는 단선적인 모습뿐 아니라 집요함과 허세, 불안까지 복합적인 면을 갖고 있다"며 "이런 다양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황정민이 유일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베테랑 배우 황정민은 남다른 각오를 보이며 '서울의 봄'에 대한 호기심을 더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우의 연기 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라면서 "출연을 결심한 이후로는 그 누구도 엄두를 못 낼 만큼 전두광 역할을 제대로 연기해 내고 싶었다"라고 뜨거운 열정을 전해 관람 욕구를 자극했다.


황정민의 새로운 인생작이 될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