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만에 '수출 플러스'...동유럽·중동·중앙亞 '확대'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2023년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1% 증가한 550억9000만달러, 수입은 9.7% 감소한 534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 1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2023.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지난달 수출이 13개월만에 반등하며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그동안 비중이 크지 않았던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 등의 교역국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세계 국개를 대상으로 수출실적을 분석해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실적과 호조국가 분석'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수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10대 국가로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 키르기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미국, UAE, 벨기에, 카타르가 꼽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10대 수출액 증가국 중 미국을 제외한 9곳은 우리나라 수출규모 10~50위권 국가들이었다. 이들 9개국의 수출 규모는 총 336억9000만 달러로, 수출 4위인 일본(214억9000만 달러)보다 많았다.

수출 증가국 현황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

대한상의는 "기존에 비교적 주변 시장으로 여겨졌던 국가들에서의 수출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라며 "여기에 주요국 및 제품 교역의 반등세가 이어진다면 수출 회복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상의는 수출 증가 이유로 △EU 등 대형 경제블록 내 판매를 위한 생산기지 확대 △중앙아시아 등 지정학적 위기 극복 △방산 등 정부의 세일즈 외교 등을 꼽았다.


상의는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의 원료인 정밀화학원료의 수출은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각각 30.1%, 73.8% 증가했는데, 이들 국가에는 SK, LG 등 한국 기업들의 2차전지 공장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독일 등 다른 EU국가들로 수출된다.

4위부터 10위까지의 수출국가에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가 5곳이나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키르기스스탄(4위), 카자흐스탄(6위)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간 자동차 무역이 어려워진 가운데, 한국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중소형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었고, 현대차 공장이 있는 카자흐스탄으로도 중소형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정부의 세일즈외교 성과가 빛을 봤다는 분석도 있다. 상의는 "사우디아라비아(5위), 아랍에미리트(8위), 카타르(10위) 등은 정부의 세일즈 외교와 연관이 있다"며 "특히 방산, 원전, 건설기계 관련 수출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로는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로켓 비궁 등 무기류(88.1%) 수출이 두드러졌고, 네옴시티 건설, 태양광 발전 증가 등 요인으로 인해 건설중장비(81.7%), 유압식변압기(133.3%) 등 건설 관련 품목들의 수출도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로는 우라늄(494.2%) 수출이 증가했는데, 이는 UAE 바카라 원전으로 핵연료를 수출하는 영향이다. 카타르의 경우 북부 가스전 확장공사 등 건설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들이 수주하면서 무계목강관(420.6%), 화학기계(5482.1%) 등의 수출이 급증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세계 무역시장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방향으로 분절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 커다란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크고 익숙한 시장만을 의존할 것이 아니라, 발전가능성이 높은 틈새시장을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