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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안 인재 양성, 적기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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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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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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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학부 재학 시절, 학교 메인 서버 데이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당시에는 이런 문제에 대응 가능한 보안 전문가가 드물었기 때문에, 학생 신분이지만 학교 전산 시스템 관리 및 해킹에 대응해 볼 수 있었다. 시스템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공격하는 입장에서야 취약점 하나만 알아도 해킹이 가능하지만, 방어하는 측에서는 다양한 취약점을 이해하고 심리적 응용까지 예상해 보는 상상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세대 화이트해커로서 30년 이상 보안기업 CTO(최고기술책임자), 대학교수 등 그동안의 보안 전문가의 길을 돌이켜 보면 보안은 언제나 어려운 영역이었다. 시스템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험난했으며 모든 분야와 연결돼 있어 신경 쓸 것도 많고 한 번의 선택이 생각지 못했던 공격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어려움이 오히려 보안에 계속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기술, 산업현장, 법 제도까지 폭넓게 이해하며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답까지 제시할 수 있는, 융합보안 우수인재 양성에 헌신해야겠다는 사명감도 이때부터 생겼다.

최근 모든 산업 분야가 디지털화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사이버보안 우수인재 확보는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1년 미국 최대 송유관 기업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해킹 사고'는 미국 동부 지역 내 휘발유, 디젤, 난방유 공급을 중단시켰다. 또한 같은 해 미국 IT 보안 관리 서비스 업체 '카세야(Kaseya)'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은 병원과 학교 운영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보안 사고는 국민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후순위로 미뤄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작년 7월 정보보호의 날 '사이버보안 10만 인재 양성' 계획 발표부터 최근 '청년 화이트해커와의 대화' 행사까지 보안 분야 인력양성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적 방향의 흐름은 매우 반갑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실력 있는 훌륭한 보안 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융합보안대학원, 정보보호특성화대학 등 사이버보안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사업에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교육은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 2019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동 원리와 보안, AI(인공지능) 기술, 법 제도까지 아우르는 고려대 융합보안대학원 커리큘럼을 구상했을 때, 이렇게까지 복잡한 커리큘럼이 필요할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몇 년간 융합보안대학원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그때의 판단이 옳았다는 점이다. 전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도메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유도해야 했다. 융합보안대학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커리큘럼을 조금 더 자유롭게 구성하고 도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사이버보안 인재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공동연구 및 방문연구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 융합보안대학원 학생들과 독일 기업 제안 미팅을 직접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영어 미팅을 한다는 것만으로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국제 교류 경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AI 보안, 공급망 보안 강화를 위한 SBOM(소프트웨어 구성 식별 명세서) 등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분야에 대한 사이버 위협은 전 세계 공통의 이슈이기에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국제공동연구 등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런 영역의 해결 실마리를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보안 롤 모델이 되어주길 바란다. 국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급망 공격은 국민 모두의 안전과 연관된다. 정부 각 부처부터 공급망 보안을 포함한 보안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보안 인식 제고와 기술력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홍보도 필요하다. 정부가 '가격을 낮추는 제안'보다'기술을 높이는 제안'을 우대하면 자연스럽게 우수 인재들이 보안 분야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정부, 산업계, 학계가 힘을 합쳐 인력양성과 보안 산업에 투자할 때, 보안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다. 보안 인재 양성, 적기는 지금이다.

이희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이희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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