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네덜란드 손잡고 반도체 미세공정 전문가 500명 만든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12.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계기로 첨단 반도체 교육과정을 개설, 향후 5년간 전문가 500명을 배출한다.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슈퍼을' ASML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의 조단위 협업도 성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 소재 ASML사를 방문, 네덜란드 통상개발협력 장관과 '한-네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ASML은 미세하게 반도체 회로를 새겨넣는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산업부 측은 "반도체 초격차는 미세공정 가능여부가 핵심요소 중 하나"라며 "ASML과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은 국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번 MOU는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 반도체 기업의 협력을 기반삼아 글로벌 첨단반도체 고급인재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체결됐다. 에이트호번 공대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성균관대 등 양국 대학이 반도체 인재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외 대학원생과 재직자 등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24년 2월 에이트호번 공대와 네덜란드 ASML 본사 등지에서 열리는 아카데미에 참석하고 2028년까지 5년동안 인력양성프로그램을 통해 석·박사 고급인력 500여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양국 통상장관은 세부적으로는 △명사초청 첨단반도체 기술공정 특강 △반도체 업계 난제를 교육생팀이 해결하는 '반도체 솔버톤' △ASML·NXP 등 글로벌 기업현장 방문 등에도 합의했다. 이를 통해 EUV 등 첨단장비 운영과 노하우 등 기술개발 역량을 키운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아울러 이날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선 삼성전자와 ASML의 1조원 규모 투자 협력 협약도 체결됐다. 두 회사는 우리나라에 차세대 EUV 장비를 활용, 초미세 첨단반도체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연구팹을 건립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친환경적으로 EUV를 활용,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는 기술에 대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안덕근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ASML간 협력 발표는 치열해지는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ASML이 공동 기술개발에 성공해 보다 친환경적인 반도체 장비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으로 형성된 반도체 제조 강국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 네덜란드간의 연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기술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간 합의한 '한·네 반도체 대화' 신설로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