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덕분에 살아난 제조업…회복세 확대될 것"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3.11.21.

우리나라 제조업 경기가 지난 2분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고 향후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내 참고자료로 담은 '최근 제조업 경기국면 평가 및 시사점'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진했던 국내 경기가 올해 하반기 들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고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올해 들어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생산 순환변동치를 통해 살펴본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 4분기경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가 올해 2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제조업 생산·출하는 지난해 이후 크게 위축됐다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고·출하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정점을 기준으로 보면 점차 하락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경기가 주요국 대비 양호한 것은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등에 따른 반도체 경기 개선에 주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비IT(정보기술) 부문에선 석유화학·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 부진이 이어졌지만 전기차·이차전지·조선·바이오 등 친환경·신성장 산업이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했다.

한은은 앞으로 제조업 경기가 IT 경기 회복, 글로벌 재화 수요 부진 완화로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로 알려진 테크 사이클이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으며, 비IT 제조업 생산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글로벌 교역도 내년 이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성장세 둔화 우려도 지속돼 제조업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세계 무역의 분절화,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등 경제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도 제조업 경기 회복경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