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 강행한 野 "공정과 상식 외쳤던 尹대통령, 수용해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28.

더불어민주당이 '쌍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대장동 특혜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거론되는 데 대해 "공정과 상식을 외쳤던 대통령이라면 (쌍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쌍특검법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표결에 부쳐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법안은 재석 180인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대장동 특검법안은 재석 181인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표결 직후 취재진과 만나 "(여당에서) 문재인 정부 때 하지 않고 지금에 와서야 한다고 하는데 잘못된 말"이라며 "민주당은 총선용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게 절대 아니다.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밝혔다.

임 원내대변인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통령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건의드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입장을 간단히 전달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항상 공정과 상식을 국민에게 말했는데 공정과 상식이 있는 분이라면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홍 원내대표는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공정과 상식을 외쳤던, 그 말씀에 대한 답변을 국민에게 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 답변은 수용일 것이고, 그래서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결국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말에는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장외 투쟁 등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으로서는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필요하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다시 국회로 넘어온 법안이 재투표를 통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를 부각하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시민단체와 함께 전국적으로 집회를 열 수도 있다.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쌍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이 진행되는 경우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발생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밀린 현역 의원들이 반기를 들 수도 있단 분석이다. 재적의원(298명)이 전원 출석하고, 민주당·정의당 등 야권에서 이탈 없이 183표를 확보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최소 16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가결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