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여친 190회 찔렀는데 '우발적'…숨진 딸 공개한 유족

/사진=JTBC '사건반장'

결혼을 약속하고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되자 유족이 숨진 딸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가해 남성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유족은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왜 죽였는지 진실을 알고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28)는 지난해 7월 24일 오후 12시54분쯤 영월군 영월읍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여성 B씨(23)를 흉기로 190회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법은 "우발적으로 범행한 걸로 보이는 점과 범행 이후 경찰에 신고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스트레스를 받다가 B씨로부터 '정신지체냐'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족은 A씨가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는 입장이다. A씨가 프로파일링 조사에서는 '회사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B씨로부터 전화가 와서 집으로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오늘은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A씨가 집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부터 범행을 마치고 자해한 뒤 경찰에 신고했을 때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은 이유는 처음부터 살해할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족은 "층간소음으로 갈등이 있었던 이웃들은 사건 일주일 전에 이사한 상황이었다. 딸이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건 A씨의 주장일 뿐"이라며 "도대체 왜 살해한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은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준 유족 위로금으로 인해 A씨가 감형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유족은 '모든 구상권은 국가로 한다. 가해자와는 개인 합의를 보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4200만원을 받았는데, 이 위로금이 구조금으로 바뀌면서 국가가 A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합의금 명목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유족은 "어느 부모가 4200만원을 받고 아이 목숨을 내주겠냐"며 "1형 당뇨를 앓는 등 한평생 아팠던 딸이 마지막 순간에도 고통스럽게 갔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