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사태 재발막아라"…한은,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확대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생한 새마을금고 사태 등에 대응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을 확대한다. 비은행금융기관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통화정책 파급 경로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된 것을 고려한 조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공개시장운영 제도 개편안을 의결했다.


공개시장운영은 한은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채 등 증권을 사고팔아 시중유동성과 금리 수준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 정책 수단이다.

한은은 우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대해 공개시장운영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도록 △상호저축은행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중앙회 등 6개 중앙회와 개별 상호저축은행을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선정 범위에 포함했다.

선정기준과 관련해선 재무건전성 자격요건 및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대상기관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배점 등의 기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한은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 확보를 통한 자산운용 건전성 제고,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발생시 유동성 공급 경로 확충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종우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지난해 새마을금고 사태가 터졌을 때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상당 부분 국채를 가졌음에도 금융기관과 RP 거래 라인이 막히다보니 RP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다만 "위기 시 신용 리스크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며 "대상기관이 보유한 고유동성 채권 범위 내에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비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는 "공개시장운영은 대출이 아니고 해당 기관은 한은이 매입할 수 있는 고유동성 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 우려는 대출에 비해 상당히 적은편"이라며 "거래 상대방의 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증거금률도 차등화했고 대상기관 선정 심사 과정에서 경영성과 등도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은행금융기관이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선정되더라도 한은과 채권 매매를 하기 위해선 국채 등 고유동성 채권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비은행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가 기존보다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또 최근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늘어나면서 자산운용사의 초단기 금융시장 영향력이 커지자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으로 실제 포함할 수 있도록 선정기준을 개편했다. RP 매매 대상기관을 선정할 때 자산운용사를 별도 평가그룹으로 분리하고 금융기관 거래실적 등 단기자금시장 영향력을 중요 항목으로 포함했다.

한은은 "MMF 등 자산운용사 수신의 급격한 변동으로 초단기 금리가 기준금리를 상당폭 벗어나는 경우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공개시장운영 개편 시행일은 다음달 1일부터다. 다만 이번 규정 개정 내용이 반영된 실제 대상기관 선정은 오는 7월 '2024년 정례 공개시장 운영 대상 기관 선정' 시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