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업 본격화 LG엔솔, 年 매출 33.7조 영업이익 2.2조 '기염'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해 북미사업을 본격화한 LG에너지솔루션이 연매출 30조원 시대를 열었다. 연간 영업이익도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른 실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회를 발굴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단 포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영업이익 각각 전년대비 31.8%, 78.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6380억원으로 110.1% 늘었다. 배터리 수요 약세와 메탈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가 인하로 인해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 지표가 하락세를 띤 가운데서도 일궈낸 성과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8조14억원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3382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매출은 직전분기·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6.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보다 53.7% 후퇴했으나, 전년 4분기보다 42.5% 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현지 생산 물량 확대 및 수율 개선으로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세액 공제 규모가 3분기 대비 16% 늘어난 2501억원을 기록했다.

공시 후 이어진 실적설명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창실 부사장은 "매출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북미 지역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갔다"면서 "영업이익 또한 물류비 절감, 수율 및 생산성 향상 등 원가 개선 노력과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세제혜택 수혜를 통해 전년보다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미국 FTA 권역 내 IRA 적격 광물 조달처를 확대하고 권역별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전략적 협업도 확대하는 등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면서 "북미 생산 역량 확보 노력을 지속했고, 대형 전기차 제조사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잔고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요 실적지표도 저조할 것이라 예견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증가율은 20% 중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30%를 넘나들었던 그간의 성장세보단 둔화가 예상되지만, 당사가 주력하는 북미지역의 경우 타지역대비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매출 하락세가 올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으며, 주요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출시가 예정된 2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띨 것이라 전망했다. IRA를 법제화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임 상대로 이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 미국 대선과 관련해선 "대선 결과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과 전기차 확산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북미에서만 8개 생산공장을 운영·건설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선진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차별화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기술 리더십 구축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사업 준비 등 일시적 위기 상황을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중점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는 "올해 한 자릿수 중반대 성장을 예상하지만, 생산시설 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규모(약 10조9000억원)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IRA 세제 수혜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인 45~50GWh 수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CEO)은 "올해는 기술 리더십 등 근본적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 등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2.0 시대'를 시작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질적인 몰입을 바탕으로 단단한 사업구조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