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근로자 법정휴일 아냐"

이마트 본사/사진=머니투데이DB

이마트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휴일근로수당 청구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의무휴업일은 법정휴일이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윤강열 정현경 송영복)는 이마트에 재직 중인 1117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마트 직원들은 회사가 2017년 8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휴일근무수당 600억원가량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일주일에 5일을 근무하고, 쉬는 2일 중 하루를 의무휴업일로 정했다. 대형마트는 2012년부터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가 없으면 매월 공휴일 중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왔다.

직원들은 의무휴업일로 휴일을 대체한다는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휴일근로수당을 청구했다. 적법한 휴일 대체가 성립하려면 대체 휴일이 근로일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업일은 휴일이므로 이 합의는 무효이며, 이에 따라 회사가 공휴일 근로에 대한 휴일근로수당 미지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사측 손을 들어줬다. 지정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근로자의 법정휴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원고 패소 판결하며 "사측은 2012년 4월쯤부터 매년 취업규칙에 의한 유급휴일을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일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해왔고 사업장에서는 매월 근로자에게 다음날 대체휴일을 안내했다"며 "사측이 적법한 휴일 대체 제도를 실시해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례상 휴일 대체는 취업규칙 규정이나 개별 근로자의 동의, 사용자의 사전 대체휴일 특정·고지가 있으면 적법하다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더불어 이마트 직원들은 휴일 대체 합의를 한 전사 근로자대표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대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근로자대표는 사원들의 임금, 근로조건 등에 대한 합의를 진행할 권한이 있는 자를 의미한다. 이마트는 노사협의회 운영 규정에 따라 각 점포 사업장대표 150여명이 간선제로 전사 사원대표를 근로자 대표로 내세운다.

재판부는 전사 근로자대표가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근로자대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은 반드시 근로자들로부터 직접 선출되는 방식으로만 갖춰지는 것은 아니다"며 "전사 근로자대표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의 권한을 갖는다는 점은 노사협의회 운영 규정에 기재돼 있으며 위 규정은 각 사업장에 비치됐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