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日생산설, 하이닉스의 반박…"키옥시아 제안 없었다"

SK하이닉스 /사진=뉴스1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서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이용 제안을 받았다는 일본 현지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키옥시아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와의 합병을 위해 SK하이닉스의 지지를 얻어내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19일 키옥시아의 자사 낸드 생산시설 이용을 제안받았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에 대해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일부 일본 매체와 국내 언론은 키옥시아가 SK하이닉스에게 일본 내 팹(생산시설) 이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 제안은 키옥시아가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내놓은 것으로, 통합 후 설립되는 회사와의 협업을 제시함으로써 찬성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에 4조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에는 의결권이 있는 전환사채 1조 3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SK하이닉스의 의결권 지분율은 15%로, SK하이닉스의 동의가 없으면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키옥시아-WD 합병에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낸드 시장 점유율 3위인 WD(지난해 3분기 기준 16.9%)와 4위인 키옥시아(14.5%)가 합쳐지면 2위 SK하이닉스(20.2%)를 앞서기 때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해 '반도체대전 2023' 현장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양사의 합병에)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키옥시아의 이같은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키옥시아 경영진이 WD와의 통합을 경영 재건의 실마리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양사는 공동 투자 계획도 발표한 상태다. 일본 미에현과 이와테현의 플래시 메모리 공장에 총 7200억엔(한화 약 6조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경제 산업성이 양사에 2430억엔(약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는 등 어느 때보다 양사의 투자 의욕이 고조된 상태"라며 "당분간은 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 SK하이닉스를 겨냥한 근거 없는 소식이 범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