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는 아줌마예요"…또박또박 적은 안내문에 누리꾼 '공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들에게 남긴 환경미화원의 자필 안내문이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받고 있다.

시민 A씨는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늦은 아침 식사를 해결하려고 근처 지하에 있는 한식 뷔페에 갔다"며 "밥 먹고 계단실을 올라오는데 글이 보이더라"고 밝혔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또박또박 글씨로 쓰인 안내문이 담겼다. 글쓴이는 안내문에서 "청소하는 아줌마"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어느 곳을 가든 깨끗한 거 좋아하시지 않냐. 이렇게 해보라"며 "휴지와 담배꽁초, 다 먹고 난 음료수병과 커피 종이컵 등을 계단에 버리지 말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뒀다가 휴지통에 넣어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기쁨과 즐거운 마음이 함께 생긴다"며 "매일매일 기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라고 덧붙였다.


A씨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글을 쓰기까지 생각 없이 쓰레기를 버린 사례가 많이 있었을 것"이라며 "여러 사람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기본적인 공중도덕을 지키는 게 선진 시민의식 아니냐. 기본적인 것만 지켜도 좋아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필체만 봐도 멋진 분 같다", "함부로 버리는 건 쓰레기가 아닌 양심", "글씨만 봐도 기분 좋아진다", "청소하는 분 일자리 잃는다며 바닥에 쓰레기 버리던 동료가 떠오른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쓰레기 무단 투기는 잘못된 거지만, 쓰레기통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공용 쓰레기통 개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들은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며 공용 쓰레기통에 가정용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점진적으로 쓰레기통을 줄여나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내 공용 쓰레기통은 2019년 6940개→2020년 6242개→2021년 5613개→2022년 4956개로 3년 만에 약 2000개가 줄었다.

시민들 사이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시는 길거리 쓰레기통을 2024년 6500개, 2025년 7500개로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