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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 부족" vs "필수과 기피"…복지부·의협, 마주 앉아서도 '팽팽'

머니투데이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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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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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복지부 차관-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TV 공개토론서 공방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책에 반발해 전국 전공의들이 자리를 떠난 지 나흘째다. 의료공백이 심화하면서 23일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 의대 정원을 늘려선 안 된다"고 맞서, 정부의 의협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복지부)와 의협의 수장이 첫 공개토론에 나섰다. 박민수(이하 박) 복지부 2차관과 김택우(이하 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KBS 공개 토론회에서 '의사 수'를 두고 날 선 토론을 벌였다. 의사 수와 관련해 대치한 주요 논쟁거리를 짚어본다.


23일 오후 KBS 공개 토론회에 출연한 박민수(맨 왼쪽) 보건복지부 2차관과 김택우(맨 오른쪽)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KBS 사사건건 화면 캡처.
23일 오후 KBS 공개 토론회에 출연한 박민수(맨 왼쪽) 보건복지부 2차관과 김택우(맨 오른쪽)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KBS 사사건건 화면 캡처.


쟁점 1. 의사 수, 정말 부족한가?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한계에 봉착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병원은 크게 △큰 병원 △동네의원 △미용성형 비급여 시장으로 나뉘었다. 그 안에서의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의사 수급 분배 문제가 발생했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다. 수요는 고령화로 크게 늘었는데 공급은 한정돼 불균형이 심해진 것이다. 대형병원의 긴 대기시간, 상경 진료, 환자 촌, 응급실 뺑뺑이, 지역병원 구인난과 그로 인한 임금 상승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곳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당직이 잦아 '개인의 삶'이 없다. 진료지원간호사(PA)가 늘었고, 직역 간 업무 영역 갈등도 심해졌다. 전반적으로 '의사 수 부족'으로 인한 현상이다. 활동의사 수는 최근 10년간 23% 늘어 11만4000명이다. 그중 개원의는 3.8% 늘었지만, 봉직의는 1% 남짓으로 적게 늘었다.

정부의 발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이다. 나라마다 의료보장 체계나 의료시스템이 다른데, '인구 수당 의사 수'만 놓고 '부족하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스웨덴은 의사 수가 많지만 '자동차 안에서 출산하는 법'까지 알려줄 정도로 의사 만나기가 어렵다. 반면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가까운 병원에서 의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은가. 해외에선 예약 대기가 1주일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대기시간이 그만큼 길지도 않다. 우리 국민이 느끼기에 의사 부족으로 인한 증상이 있을까? 물론 개원가가 넘치고 봉직의가 일부 부족한 건 맞다. 의사 수 부족이 원인이 아니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이자, 필수과 기피가 원인이다.


쟁점 2. 초고령사회에 의사 수요 증가하지 않나?


정부는 의사 1만 명을 늘려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 국민은 과거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관리만 잘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우리 국민의 의료 이용 횟수가 외국보다 3배 정도 많다. 과다한 의료 이용 횟수를 줄인다면 오히려 의사 수를 줄이는 게 맞다고 볼 수도 있다.

2000명 증원은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다. 추가 분석 결과, 현재 기준으로 의사 5000명이 부족하다. (미래 부족한 1만 명과) 합해서 총 1만5000명이 부족한데, 그중 1만 명은 의대 정원 증원으로 채우고 나머지 5000명은 기술의 발전, 국민 건강 증진, 예방 강화, 의사 인력 재배치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I(인공지능)가 진단에 도입돼 과거보다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지만 이런 기술은 의사의 수술·진단 시간을 줄이는 보완적 수단이며, 기본적으로는 의사가 필요하다. 최근 기준으로 전공의들이 주 77시간 일한다고 집계됐다. 과거보다 많이 줄었지만, 그들은 근무 시간을 더 줄여달라고 요구한다. 의료계도 워라밸 추세를 반영해 근무 시간을 더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고는 해결하기 힘들다.


쟁점 3. 정부와 의협의 논의는 충분했나?


정부는 최종 의사결정을 하기 전까지 의대 정원을 얼마를 늘릴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의료계에 흥정하듯이 '2000명 받을래? 1000명으로 줄일까?' 이런 식으로 할 수 없다. 의협에 증원 규모에 대해 의견을 달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복지부와 의협이 28번 만나 대화했는데(의료현안협의체), 만나서 증원 이야기만 했겠는가. 같이 논의해 나온 결과물이 필수의료 4대 정책 패키지다. 그중 첫 번째가 '의료인력 확충'이다.

정부는 의협과 논의를 충분히 했다고 하는데, '2000명 증원'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다. 의료현안협의체 참여자의 말을 전하면 필수의료 기피 문제, 지역의료 소멸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는 과정이었다. 정부가 우리(의협)에게 몇 명 증원이 타당한지 A4 1장으로 물어왔다. 하지만 증원하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의대 증원은 해결법이 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주장했던 본질은 '기피 과 지원' 문제였다.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4대 패키지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 없다. 이 패키지는 19페이지짜리로 길게 나열돼있는데, 한 가지 한 가지 현안이 의협과 오랜 시간 논의해야 하는 중요한 정책들이다.


쟁점 4. 대화·조정 여지 있나?


지금보다 증원이 늦어질수록 증원 규모는 더 늘 수밖에 없다. 증원 규모를 줄이거나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하면 (의사 부족으로 인한) 충격이 더 클 것이다. 2000명에 대해서는 협상해서 양보하고 밀고 당기고 할 과제는 아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다. 증원 속도를 조정할지, 다른 방법 찾을지에 대해서는 만나서 논의해야 한다. 논의하기도 전에 (전공의들이) 뛰쳐나가는 게 문제다. 환자 곁으로 돌아와 대화해야 한다. 복지부와 의협은 그간 28번 만나서 수가 등 여러 과제를 논의했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종합 대책(필수의료 패키지) 안에 의사 수 문제가 한 부분으로 포함돼 있는 것이다.


협상이나 협의는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를 던졌을 때 가능하다. 몇 명이 적합하냐 논의하기에 앞서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에서 한 발짝도 양보 못 한다고 한다.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면 대화가 어렵다. 정책이 유연했으면 한다. 의대 증원 '2000명 픽스'가 아닌, 정책적으로 유연성을 가져야 우리가 대화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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