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표 가성비 떨어져도 기후위기 대응"…마지막 공약 배송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택배' 현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27. [email protected] /사진=추상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기후 위기 대응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단기적으로 표에 도움이 안 되더라도 중요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총선 공약을 직접 발표하는 건 이날이 마지막이다. 한 위원장은 "정치권력은 꼭 당장의 먹거리만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는 것이 아니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이른바 '한강벨트'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북카페에서 기후·미래 관련 내용을 담은 16호 공약을 발표했다. 기후 위기와 관련한 내용인 만큼, 한 위원장과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공약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대개 기후 관련 문제에 대해 '단기적으로 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다 안다. 북극곰이 어려운 건 아는데 당장 우리가 표를 얻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는 식의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 와보니 왜 그런지는 알겠다. 어차피 우리가 100년 뒤 정권을 잡는다고 정치하는 게 아니고 생각보다 정치 입장에선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정치가 중요한 건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이 나라 동료시민에 대해 책임감 있는 정책을 생각하는지, 안 하는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단기적으로 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중요한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준비하는 것. 국민의힘은 부족하지만 그런 정당이 되고 싶다"며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지)두 달밖에 안돼서 순진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택배' 현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2.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은 기후위기를 말할 때마다 꼭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아느냐'고만 말한다"며 "알면 어떻고 모르면 어떠냐. 그런데 이걸(RE100을 아는 것) '너와 나의 차이'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RE100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RE100이 뭐죠"라고 답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공세를 펼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완전하게 재생에너지 100%만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단기적, 중기적으로 운용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며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관점처럼 '탄소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라는 것이 더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온실가스는 RE100과 다른 개념이다. 이 둘을 조화롭게 균형 있게 둘 다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위기 대응의 재원을 확충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산업 육성, 기술개발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서 우리 경제를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후 미래 택배'를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27. [email protected] /사진=추상철

이날 국민의힘은 △기후위기 대응 재원 확대 및 컨트롤타워 강화 △무탄소 에너지 확대를 통한 글로벌 산업경쟁력 확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혁신 및 기업 저탄소 전환 지원 △기후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녹색금융을 통한 기후산업 성장 지원 등 5가지 내용이 담긴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기후대응기금 규모를 올해 2조4000억원에서 2027년까지 5조원으로 두배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2030년까지 오만 등에서 연 100만톤의 그린수소 해외투자를 진행해, 국내 수소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기반한 녹색채권 지원 금리를 높이고(대기업 0.2% 공공기관 0.2%→0.4%, 중소 중견기업 0.4%→1.0%), 기업당 지원 한도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총선을 준비하며 준비한 공약 중 기후위기 관련 공약이 거의 마지막"이라며 "처음 저출생 공약을 발표하고 마지막에 기후위기 관련 공약을 발표하는 게 수미상관 하는 부분이 있어 원인이 다양하고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