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미운털 박혔던 마윈, 부활할까…증권업 진출 도전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AP=뉴시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증권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고위 당국자들의 눈밖에 나면서 수년간 마윈이 추진했던 각종 사업에 제동에 걸렸던 만큼 이번 증권업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은 마윈이 이끄는 중국 앤트그룹이 크레디트스위스(CS) 중국 사업부 매각 입찰에 참여했으며 경쟁사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CS 중국사업부는 지난해 스위스 UBS가 인수한 뒤 매물로 나왔다. 지난 1월 켄 그리핀이 이끄는 미국 시타델증권이 2억7800만달러(약 3700억원)에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이 이번 입찰에 성공할 경우 증권업에 진출하게 된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앤트그룹이 금융사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다.

앤트그룹의 입찰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타델증권보다 높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외신들을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앤트그룹과 시타델증권, UBS 등 어느 곳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이끄는 앤트그룹 전경/로이터=뉴스1

수년간 지속된 중국 당국과 마윈의 긴장 관계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기업 인수가 최종 확정되는 금융업의 특성상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의 CS 인수를 승인하는 것은 마윈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허락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하는 목적으로 CS에 라이선스를 부여한 만큼 외국 기업인 시타델이 유리한 입장이라는 해석도 있다. 매각 주체인 UBS는 시타델증권과 앤트그룹의 제안 중 한 개를 선택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11월 알리바바가 사활을 걸고 진행했던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무산시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마윈이 한 금융포럼에 참석해 "중국 은행들은 담보가 있어야 대출해주는 전당포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혁신을 막는다"고 발언한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2021년 4월에는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알리바바에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182억위안(약 3조36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마윈은 장기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실종설이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