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임종석, 오늘 입장 발표...'친문계 집단탈당' 신호탄되나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12.07.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오늘(28일)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준비해온 임 전 실장은 전날 민주당 전략공천위가 해당 지역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후보로 내기로 하면서 사실상 공천이 배제됐다.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임 전 실장에게 서울 송파갑 출마를 요청했으나 임 전 실장은 본인이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고집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컷오프 소식을 접한 뒤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몰두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인 임 전 실장의 서울 중구·성동구갑 공천이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간 공천 갈등의 뇌관으로 꼽혀 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친명계 중심의 공천으로 불만이 고조돼왔다. 임 전 실장에 대한 공천마저 불발되면서 비명계 중심의 단체 행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문계 중심의 집단 탈당으로 인한 사실상의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현역의원 하위 20% 통보받은 김영주 국회부의장, 서울 동작을 경선에서 배제된 이수진 의원, 후보자 검증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흥시장, 하위 10% 통보받은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구) 등이 탈당을 선언했다. 여기에 5선 중진의 설훈 의원(경기 부천시을)도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경선에 임하는 의원들과 경선 대상에서 배제된 이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 가능성 역시 커진다.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입장 표명에 따라 친문계의 탈당 러시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민주당이 갈등 봉합을 위해 임 전 실장을 서울 내 다른 지역으로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남았지만 임 전 실장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친문계는 물론 이해찬 전 대표와도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도 풀이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경제성장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이해찬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명문정당'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경우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이고, 이를 거절한 것은 이 대표가 이해찬 전 대표와 전면전도 각오한 것"이라고 했다.

극심해질 당내 갈등은 한 달여 남은 총선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조차 수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의 컷오프 직후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제가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비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80석으로 쪼그라들어도 자기 사람들만 살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상 총선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도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컷오프는 결국 총선 이후 당 주도권을 확실히 이 대표가 쥐고 가겠다는 취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렇게 가다가는 민주당이 150석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