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 증원 신청, 오늘 자정 마감"..2000명 넘을까

지난달 29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교육부가 각 대학에 제시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 신청 기한을 오늘(4일) 마감한다. 정부는 이번에도 지난해 1차 수요 조사와 비슷한 2000명 수준에서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원에 반대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성명을 내고 총장에게 정원 제출을 거부하도록 압박하고 있어 대학 측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민 교육부 대변인 겸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자정까지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며 "내일(5일) 오전에 어떤 형식으로 발표할지 늦지 않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중간 집계 결과는 발표하지 않는다.


전체 규모와 관련해선 지난해 11월 각 대학들이 제출했던 수요 조사에서 제시한 증원 요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전국 의대를 대상으로 현재 대학 여건 등을 고려해 가능한 증원 규모를 조사했을 때 최소 2100명에서 2800여명까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 실장은 "지난달 29일까지는 (들어온 증원 신청이) 거의 없다"며 "오늘 많은 대학에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은 훌륭한 의료인들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동요하지 말고 학업에 매진해주길 바라는 게 교육부 입장"이라며 "꼭 수업 거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의사 표현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지난 1일 전국 의대에 재차 공문을 보내 의대생 정원 수요조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날까지 내지 않으면 추후 추가적인 증원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을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와 50명 미만 소규모 의대에 집중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증원 신청을 둘러싼 대학들 내분도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의대 학장, 교수들까지 성명을 내고 대학 총장이 정부의 수요 조사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북대 측이 110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늘려달라고 교육부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권태환 경북대 의대 학장은 "성급하고 무모한 결정"이라며 의대학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의대생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요건에 맞춰 제출한 의대생 휴학 신청은 전체 의대 재학생 수의 28.7%인 5387명이다. 그러나 학칙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유효 신청 건수에 포함되지 않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1만4000여명, 전체의 70%에 달하는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보인다.

다수 의대 학생회는 정원 제출을 만류하는 성명서를 냈다. 아주대 의대 학생회는 "총장께서는 현 40명인 정원을 최소 100, 최대 15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제출한 것으로 저희 비대위와 다른 의대 모두 파악하고 있다"며 "진정 의대 교육의 질을 고려해 이 수치를 적어낸 것이 맞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표한다"고 했다. 강원대 의대 학생회도 "모든 과정이 일방적이고 부당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수요조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육부는 정원 수요조사가 마무리된 후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의대 정원 배정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면 수요조사가 마무리 된 후에 배정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승인을 받아 대학입시 요강을 확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아무리 늦어도 수시 모집 전인 5월말까지 홈페이지에 입시 요강을 게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