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 찍을 수도"…길 잃은 헤일리 지지자, 표심 어디로?

미국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 하차를 선택하면서 그의 지지자들 표심이 올 11월 대선의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찰스턴에서 공화당 경선 중도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24.03.06 /로이터=뉴스1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BBC 등 외신들은 경선 하차 이후 헤일리 전 대사 지지층이 대선의 결과를 가를 세력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헤일리의 주요 지지층은 고학력 중도층으로 트럼프 주요 지지층과 다르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맞대결은 최악과 차악을 가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안으로 헤일리 전 대사를 밀었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가 5일 '슈퍼 화요일' 이후 경선 하차를 선언하면서 지지자는 길을 잃었다. 이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역선택으로 바이든을, 다른 하나는 당을 보고 트럼프를 뽑는 것. 마지막은 기권이다.

CBS뉴스가 이날 엑스에 공개한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경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헤일리를 뽑았다고 밝힌 투표 참여자 중 "어떤 인물이 나오든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아니오"라고 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번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7개 격전지에 포함돼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지역이다.

익명을 요구한 헤일리 측 선거전략가는 NBC 인터뷰에서 "헤일리 지지층 다수가 원래 정치 성향에 따라 트럼프나 바이든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NBC 앨런 스미스 기자가 6일 엑스에 공개한 버지니아 공화당 프라이머리(비당원 포함 공개 경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에 투표한 유권자 중 48%가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국정수행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갤럽의 미국 전국의 대통령 지지율이 38%였던 점을 감안하면 호감도가 높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결국 당을 버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BBC에 따르면 2008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했을 때에도, 힐러리 지지층 3분의 1이 공화당 존 매캐인을 뽑겠다고 밝혔지만 투표 당일엔 그 지지층 82%가 오바마를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