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왜 집적 거리나, 그냥 셰셰하면 돼"…이재명의 거친 발언, 왜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4일 오후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조국혁신당 제공) 2024.3.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오는 4.10 총선 본투표가 1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친 발언이 잇따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최근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의식해 조국 대표와의 선명성 경쟁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이 코 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막말 논란'으로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당도 이 대표의 발언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선거대책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지금 대한민국이 중국에 대해 강경일변도 외교 정책을 펴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지난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대표가 너무 굴종적인, 중국 편향적 정책을 펴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이 발언은 이 대표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외교기조를 비판하며 "중국인들이 한국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라며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다.

최근 현장 유세에서 이 대표의 정부 비판 발언의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서 논란도 잦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의 경기 북부 분도(分道) 공약을 겨냥해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경기도) 분도를 즉시 시행하면 여러분은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를 두고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는 강원도 비하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그게 아니라면 '전락'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이 대표도 "경기 북부가 강원도처럼 재정이 어렵고 접경지대라 개발이 어려울 수 있다는 표현을 과도하게 한 것 같다"며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수습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에는 현장 유세 도중 만난 시민을 가리키며 "설마 '2찍(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를 비하하는 표현)'은 아니겠지"라고 말했다가 비하 논란이 일어 사과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잇따른 발언 논란이 '정권심판론'의 기수 역할을 뺏기지 않으려는 조국혁신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조국혁신당이 '한동훈 특검법', '검찰독재 정권 조기종식' 등을 주장하는 등 '반 정권' 기조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 대표의 발언 주제는 경기 분도와 같은 지방자치 문제, 대중 외교 등 다양하다. 이 또한 윤석열 정부의 검찰을 집중공격하는 조 대표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조 대표는 사법 분야 외의 정책은 잘 알지 못하고 실수할 수 있어 함부로 언급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 대표는 전체 국회 내에서 다수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목표를 가진 만큼 정부여당의 정책에 맞서 선명하고 다양한 정책 대안을 언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현안을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선거 유세에서 다루려다보니 자꾸 오해와 논란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총선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발언 논란 하나로 총선 판세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보니 당에서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평론가는 "특히 거대 양당 대표의 말 실수는 개별 지역구 후보의 실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장이 크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지난 대선 때처럼 의외로 박빙 지역이 많은데, 이런 지역에서는 당 대표의 말 실수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홍익표 원내대표는 25일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셰셰'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호주 등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해 중국과 긴장관계는 유지하면서도 고위급 대화 채널은 유지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재미있고 쉽게 대중들에게 표현하기 위해 예를 든 것이지 중국에게 굴종적으로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중국과 대만 간 '양안' 문제에 한국이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이 불필요하게 적대 관계가 되고 있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