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MBC '바이든-날리면' 후속보도에도 법정제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자막 논란' 관련 후속보도 2건에 법정 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지난 11일 관련 최초 보도에 최고 수위 징계인 '과징금'을 확정한 후 추가 법정제제를 내린 것이다.

방심위는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방심위는 2022년 9월 26~29일 방송분과 9월 30일 및 10월 3~5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분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 보도와 관련해 자사 입장과 보도 경위 등 MBC에 유리한 내용을 방송하고, 교수 및 외신 입장 중 MBC에 유리한 주장·내용만 전달했다며 '경고'를 내렸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및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된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다.

이날 회의에서 야권 의원들은 법정제재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야권 인사인 윤성옥 위원은 "최근 '뉴스타파 인용보도' 과징금 제재를 두고 가처분이 인용돼 방심위 제재 효력이 중지된 상태다"라며 "오늘 제재 결정에 방송사는 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고, 우리가 무리하게 제재한다면 패소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같은 야권의 김유진 의원도 "2014년 방심위가 JTBC 뉴스룸의 세월호 참사 '다이빙벨' 인터뷰와 관련해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는데 지난해 7월 대법원은 JTBC의 손을 들어줬다"며 "현재 대통령 비속어 논란 관련 제재는 이 소송이 시사하는 바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권 위원들은 MBC 보도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여러 건의 방심위 조치에 집행정지가 떨어졌지만, 실제 본안소송의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며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방심위 조치가 위법적인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여권 우세 상황에서 두 건 모두 방송소위에서 결정된 내용이 그대로 유지됐다.

방심위는 이날 회의에서 쿠바산 콜레스테롤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협찬주 관계자가 출연해 원료 및 기능성에 대한 실험결과를 설명한 YTN '특집-쿠바에서 찾은 장수 인자 HDL'에 부적절한 협찬 광고 효과가 들어갔다며 '경고' 의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대표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일부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음에도 이를 밝히지 않고 우열을 묘사하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1AM의 '주진우 라이브'와 특정 영업장소에 광고효과를 줄 수 있는 상업적 표현을 방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데일리TV의 '개미찾아 삼만리'에 '주의'를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