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환자 돌보는 격"…병원서 1인 피켓시위 교수의 주장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8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외래병동에서 신용범 재활의학과 교수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부산대병원 교수가 의대 증원과 관련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병원에서 1인 피켓 시위에 나섰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신용범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전날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그는 전공의를 관리하는 교육연구실장이기도 하다.

신 교수는 "학교에서는 학생이,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떠났다"며 "제자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2000명 확대가 능사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의료 현장의 진짜 문제점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아과의 경우 의사 수가 부족하기보다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진료 수가 때문에 오픈런 현상이 빚어진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정부가 2000명이라는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야 비로소 사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에 이어 잇따르는 교수들의 사직 행렬에 대해서는 "환자를 버리겠다는 게 아니다"며 "학생과 전공의 없이는 교수라는 직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마지막까지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의료진이 시달리는 격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주일에 2~3일 당직을 서고 48시간 연이어 근무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걸린 의사들도 마스크를 끼고 해열제, 링거를 맞으며 환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환자를 돌보는 격"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4월 초까지 외래 진료가 없는 날을 이용해 꾸준히 1인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