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지난해 환율 방어에 96억달러 썼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f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100억달러 가까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타면서 10분기 만에 순거래액이 플러스(+)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외환시장 안정 조치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환 순거래액(외환 매입액-외환 매도액)은 19억8900만달러로 나타났다.

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순거래액이 '플러스(+)'라는 것은 외환당국이 시장에서 내다판 것보다 사들인 외화자산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순거래액은 2021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해 4분기 플러스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말 1349.3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이 4분기 말 1288원까지 내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전체적으로 보면 순거래액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분기 -21억달러 △2분기 -59억7300달러 △3분기 -35억2900만달러 △4분기 +19억8900만달러로 연간 누적 순거래액은 -96억13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당국의 시장 개입 증가 등으로 외환보유액은 2022년 말 4231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4201억5000만달러로 감소했다.

다만 한은은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과 관련해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이 지난해 말 기준 7799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20.5%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4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외환시장 순거래액은 다시 마이너스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7.2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달러당 60원가까이 올랐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금리정책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달러화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