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주 '오스탈' 인수에 8000억원 제시…"당국 승인 확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김희정 기자

한화오션이 건조할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그룹이 호주 오스탈(Austal) 인수를 추진한다. 오스탈 측이 제안을 일단 거절했지만, 한화그룹은 추가적인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호주의 조선 및 방위산업체 오스탈 인수에 8억9500만 호주달러(약 8000억원)가 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오스탈은 1988년 설립된 호주의 방산 및 상업용 선박 건조 기업이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스탈을 품에 안고 한화오션의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면모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는 방침이다. 특수선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는 물론, 미국 등지의 군함·함정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로 회사는 인식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스탈과의 결합으로 한화오션 함정의 국제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날 오스탈은 한화오션의 인수제안을 거부했다. 로이터는 "오스탈이 호주와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한화오션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탈이 호주에 적을 두고 미국 군함을 만드는 기업이기 때문에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IUS)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한화 측은 딜이 끝난 게 아니라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및 대한민국 정부와 호주 정부 간 돈독한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규제 당국의 승인 및 수주가 유력하다고 판단한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호주와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규제 승인 절차를 존중하며,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