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대장 상표 누구 소유"...전·현 대표 지분다툼 후 상표권 두고 2차전

경기지역에 위치한 육대장 가맹점 전경./사진=권현수기자

전국 150곳의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육개장 프랜차이즈 '육대장'이 상표권을 두고 전 대표 A씨와 ㈜육대장이 법정공방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육대장이 100억원을 주고 전 대표 지분을 넘겨받으라는 사법부 판결이 나왔지만 이후에 또다른 분쟁에 휘말린 셈이다.


최근 육대장측은 전 대표 A씨를 상대로 '상표권 이전' 소송과 '상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개인 명의로 출원한 상표권을 '법인 설립 후 법인에 양도한다'는 명의신탁 약정을 근거했다. 그러나 A씨는 이런 약정은 존재하지 않고 지난해 말 지분 관련 소송에서도 '상표권은 여기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며 여전히 상표에 대한 절반의 권리를 주장하며 맞서는 중이다.

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육대장 상표는 A씨가 2012년 10월 단독 출원하고 다음해 3월 현재 대표 B씨와 공동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A씨의 퇴사는 2018년 3월 이뤄졌다. 퇴사 시점 A씨와 B씨의 지분율은 5대 5였다.

A씨는 상표권과 관련해 "2011년 창업 당시에는 파개장을 아이템으로 '소담골'이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소담골이야기'라는 상호로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나 이듬해 유사한 상표가 있어 '소담골' 출원은 거절됐고 이후 내(A씨)가 공모를 진행해 '육대장' 상표를 단독으로 등록했으며 현재도 육대장 본점을 운영하며 상표를 사용 중"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육대장 측은 법인 설립 전 당시 공동대표였던 A·B씨가 법인 대신 미리 상표 등록을 해놓은 것이라며 '명의신탁'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법인이 설립됐으니 상표권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육대장 측 변호인은 "상표가 중요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법인 설립 전 상표권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설립과정에서 다른 곳에서 먼저 동일한 상표권을 등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두 공동대표가 법인 설립 전 상표 등록을 미리 해놓은 거다. 즉 법인의 상표권을 대신 명의신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육대장측은 상표권 등록 절차 및 비용을 부담한 점, 해외 상표에 대한 출원인 및 등록권리자가 회사로 돼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상표권 이전의 타당함을 주장한다.

하지만 A씨는 "2012년 11월 상표 출원 당시 비용은 제가 납부했다"면서 "지난해 법인이 등록비용을 낸 것은 상표권 10년 만기로 인한 재신청을 한 것이다. 예전에는 공동 상표권자는 합의 하에 등록비를 냈는데, 지금은 누가 먼저 내도 상관없게 법이 바뀌었고 비용도 20만~30만원 정도"라고 반박했다.

법인 설립 이후 10년간 문제없던 상표권 갈등은 지난해 말 지분 관련 소송 판결에서 나왔다. 재판부는 A씨가 보유한 지분을 5년동안 100억원을 받고 넘겨주도록 판결했고 '상표권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육대장 측 변호인은 "이 소송은 주주 지분 정리 소송이며 상표권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지분 정리를 하면서 상표권도 함께 정리하려고 했으나 판사는 상표권은 판단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같은 명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현재 운영 중인 육대장 본점은 법인 설립 이전부터 제가 장사하던 곳이다. 상표 출원은 B씨를 만나기 이전부터 추진해 왔었기에 단독으로 출원하게 됐다"면서 "퇴사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B씨는 대표이사가 2인 체제면 회사 매각이 어렵다며 서류상 퇴사를 종용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회사를 매각하면 거액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매각은 수년동안 불발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