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반도체 보조금 9조 받았다...역대 3번째 규모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추진 현황과 사진을 27일 공개했다. 170억달러(약 21조원)가 투자되는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현재 땅 고르기 작업이 거의 완료됐으며 내부 도로 및 주차장 포장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64억달러(약 8조8500억원·이하 15일 환율 기준)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보조금 규모는 미국 인텔(85억 달러), 대만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64억 달러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제정한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 총 390억달러, R&D(연구개발) 지원금 총 132억달러 등 5년 동안 전체 527억달러(약 73조원)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조금에 화답해 미국 내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3조6000억원)를 투자해 올해 말까지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보조금 확정을 계기로 추가로 반도체 생산 시설, 첨단 패키징 시설을 테일러에 건설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테일러 전체 투자 규모는 총 4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난다. 투자 확대와 함께 최근 현지 인력 보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는 다양한 분야의 엔지니어를 비롯해 업무공간 관리, 안전 관리 등을 담당할 인력을 채용 중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의 투자 발표는 '미국에 투자하라'는 어젠다와 한미동맹이 미국 곳곳에서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 미국 내 투자·보조금 지급 현황/그래픽=최헌정

미국이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자국을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바이든 행정부는 보조금을 기반으로 주요 반도체 공장을 유치해 2030년까지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인텔 공장이 있는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을 방문해 "첨단 반도체 제조가 40년 만에 미국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텔, TSMC, 삼성전자에 이어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업체로는 미국 마이크론,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거론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를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미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도 이미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