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일' 시대 맞아 산업 다각화…"韓, 제2 중동 특수 잡아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제2의 중동 특수를 위한 기업들의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4 뉴시스 산업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 메샬 알가지 주한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상무관, 홍선근 뉴시스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칼리드 이브라힘 알하마르 주한카타르대사, 아흐메드 아마위 주한이집트대사관 상무관, 주한튀르키예대사관 Ayse Ferdag Tekin. 뒷 /사진=최동준

정부와 기업 등의 대한민국 산업 관련 전문가들이 제2의 중동 특수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민영통신사 뉴시스가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제2의 중동 특수를 위한 기업들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개최한 '2024 뉴시스 산업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력, 인프라,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중동이 한국 기업에게 좋은 사업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선근 뉴시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50년 넘는 긴 시간, 한국과 중동은 크고 작은 건설 공사에서 첨단 디지털 분야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에서 친밀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제 전 세계인에게 중동이 또 다른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중동 국가들이 그간 맺어왔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해 간다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중동의 미래를 함께 그려갈 수 있다"며 "두바이의 혁신 모델은 방향과 내용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중동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염영남 뉴시스 대표는 "중동 대부분 국가들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산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며 "특히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단기간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중동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인사들도 한국과 중동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중동 국가들이 원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뿐이다"며 "정부는 기업과 원팀이 돼 중동과의 경제 협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제2의 중동 특수를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중동은 국내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가장 믿음직한 파트너"라며 "제2의 중동 붐 실현을 넘어 중동 국가와 함께 제3국으로 공동 진출하는 전략도 모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칼리드 이브라힘 알하마르 주한 카타르 대사는 "제2차 석유 및 가스 붐을 맞아 중동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에게 완벽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홍선근 뉴시스 회장이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제2의 중동 특수를 위한 기업들의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4 뉴시스 산업 포럼에서 감사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4.29. [email protected] /사진=김진아

초청 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다양한 중동과의 협력, 투자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과 중동 간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부연구위원은 '중동 산업경제 동향 및 투자 유치 정책 분석'을 주제로 강연하며 최근 중동에서도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중동 진출 업종이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바이오, 모빌리티, 항공 우주 전략이 육성되고 있고 특히 첨단 제조업 및 인공지능(AI) 육성이 활발하다"며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화를 해야 하는 만큼 양국 간의 투자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부연구위원에 이어 '한-중동 파트너십 : 새로운 변화,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양기모 세계한인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정부와 민간, 학계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제2의 중동 붐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부회장은 "중동의 외국인 친화 정책이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의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탁월한 산업 능력과 국제 정치 영향력을 보유한 만큼 중동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중동의 그린 에너지 전화에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수소에 대한 토탈 밸류체인을 갖고 있어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도 중동과 협력이 기대되는 상황이고, 미리 중동에 진출해 그린 수소와 핑크 수소 같은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강연자인 박원균 현대차 아중동(아프리카, 중동)권역본부 상무는 '현대차는 어떻게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 성공했나'라는 발표를 통해 현대차가 사우디아라비아 신공장 건설을 유치한 사례를 소개하며 현지 내수 판매량을 늘리고 향후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사우디는 2030년 연간 50만 대 규모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수도 리야드의 차량 30% 이상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라며 "당사는 전기차를 포함해 연 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반조립제품) 공장을 세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가 사우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눈앞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다"며 "신공장은 아중동 지역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중동에서 확장된 사우디 가치 사슬 안에 현대차가 위치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고 부연했다.